한국지엠(GM) 노조가 쟁의행위 찬반투표 가결에 이어 쟁의조정신청을 하면서 `파업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도 앞선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높은 찬성률이 나오자 투쟁 계획을 내세우고 있어 파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8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최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했다.
한국GM 노조는 7월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회사 측과 10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결국 쟁의조정 신청을 했다.
중노위는 이달 14일까지 한국GM 노사 양측 간 조정을 진행하고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노조는 앞서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50%가 넘는 찬성률이 나온 만큼,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가 이달 1∼2일 전체 조합원 7천77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찬성률 80%(6천225명 찬성)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노조가 사측의 임금협상 단체교섭 지연에 맞서 쟁의권 확보를 추진할 때의 찬성률 74.9%보다 높은 수준이다.
노조는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된 이번 투표에서 나온 높은 찬성률을 두고 "조합원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며 사측을 상대로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앞서 2년간 임금 동결, 복지 혜택 축소, 불확실한 미래 생산물량 배정 계획 등으로 쌓였던 조합원들의 불만이 이번 투표로 나타났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올해 초 새로 출범한 노조 집행부는 미래 생존기반 마련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출범 초기 사측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미래 생산물량 배정 계획과 인력충원 등 현안을 놓고 임단협 시작 전부터 사측과 대립해왔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원을 더한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경영이 안정화하지 않은 만큼 이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노조는 전날인 7일 소식지를 통해 "사측이 10차 교섭 때까지 거듭된 시간 끌기와 조합원을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해 쟁의 조정을 신청하게 됐다"며 "계속된 일방통행을 멈추지 않는다면 노조는 투쟁 모드로 전환해 조합원의 요구를 관철해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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