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건 '너도나도'…IT업계 '베끼기' 열풍

<앵커>

최근 들어 인터넷 플랫폼 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서비스 베끼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각자의 플랫폼 안에 경쟁사의 인기 서비스를 이식하면서 고객 끌어 모으기에 나서고 있는 건데요. 문제는 없는 걸까요?

보도에 이지효 기자입니다.

<기자>

대표적인 배달 앱 서비스 '배달의민족'이 오는 22일부터 '선물하기' 기능을 추가합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같이 배달 주문할 때 사용 가능한 상품권을 선물하는 서비스입니다.

<인터뷰> 배달의민족 관계자

"쿠폰처럼 배민 1만원권, 3만원권, 5만원권 등을 구입해서 선물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배민이 많이들 이용하시는 서비스고, 선물하기 기능을 도입해도 많이 쓰일 수 있겠다 싶어서…"

반대로 카카오는 카카오톡에서 음식 배달 주문을 하는 '착한 배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배달의민족처럼 카카오톡에서 식당을 찾아 메시지로 배달 주문을 하는 방식입니다.

최근 들어 인터넷 플랫폼 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서비스 베끼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자사의 플랫폼 안에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위정현 /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지금은 플랫폼을 떠나서 IT기업, 제조업, 금융업 간의 경계까지도 무너졌습니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유사한 서비스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비슷한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도입하면서 '표절 논란'도 심심치 않게 벌어집니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베트남에 출시한 중고거래 앱이 '당근마켓'을 베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비슷한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카카오를 방해한 혐의로 네이버가 10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현행법 체계에서 서비스 분야에 대한 특허권을 주장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특허청 관계자

"특정기술이 있거나 기존에 없던 정보기술을 썼으면 특허가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BM(비즈니스 모델)자체는 등록이 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습니다. 됐다 쳐도 권리범위가 굉장히 협소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특허가 있어도 권리범위가 좁으면 일부만 바꾸거나 삭제해서 특허권을 쉽게 회피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