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없는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일어난 불로 중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의 엄마가 화재 당시 지인을 만나고 있었다고 경찰에 전했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초등생 A(10)군과 B(8)군 형제의 어머니 C(30)씨는 지난 16일 경찰관들과 만나 면담하는 과정에서 "화재 당시 어디 있었느냐"는 물음에 "지인을 만나고 있었다"고 말했다.
면담은 A군 형제가 화상 치료를 받기 위해 입원한 서울 한 병원에서 진행됐으며 정식 조사는 아니었다.
C씨는 지인이 누구인지는 명확하게 말하지 않았으며 옆에 있던 그의 가족들은 "개인적인 질문을 하지 말라"며 경찰관들에게 다소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군 형제는 지난 14일 오전 11시 10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한 4층짜리 빌라 2층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일어난 화재로 중화상을 입었다.
엄마 C씨는 화재가 발생하기 한참 전부터 집을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과거 A군을 때리거나 B군 등을 방치한 혐의(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 및 방임)로 불구속 입건돼 지난달 검찰에 송치됐고, 법원은 지속해서 상담을 받으라는 아동보호사건 처분을 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들이 상태가 호전돼야 진술도 들어볼 수 있다"며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A군 형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한 여파로 등교하지 않고 비대면 수업을 하는 중에 외출한 엄마가 없는 집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다가 변을 당했다.
C씨와 그의 아들 2명은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로 경제적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매달 수급비와 자활 근로비 등 160만원가량을 지원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A군 형제는 현재 서울 한 병원 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전신의 40%에 3도 화상을 입은 A군은 위중한 상태이며 동생 B군은 상태가 다소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의 흔적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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