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3일(현지 시간) 테슬라 주가가 10.34% 하락함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하루 만에 4,911억원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증시 최대 이벤트로 꼽히던 배터리데이에도 불구하고 시장 판도를 바꿀 만한 신기술 발표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댄 레비 크레티트 스위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배터리데이에서 미래 성장 기회를 시사했지만 새로운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이번 행사가 단기적으로는 매도세를 야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소전기차업체 니콜라와 의료장비업체 나녹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니콜라는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으며 상장 이후 136%가량 주가가 폭등했지만, 리서치 기관 힌덴버그가 `수소차는 사기`라고 지적한 이후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마저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니콜라 주가는 하루 만에 26%가량 폭락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383억원 가량을 날린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8월 상장한 나녹스도 공매도 행동주의 펀드인 머디워터스의 저격을 받으며 약세다. 반도체를 이용해 X선을 만들어내는 기술은 없으며 가짜 영상으로 투자자들을 현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까닭이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27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현재까지 약 1,276억원 규모의 주식을 샀지만 역시 하루 만에 40억원 가까운 손해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등했던 기술주들을 둘러싼 악재를 차치하고라도 미국 증시에 이렇다 할 상승 동력이 없다며, 투자에 신중할 것을 경고한다.
프랭크 캐페렐리 인스티넷 국장은 "미 연준이 지속적으로 정부의 재정부양책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의회에서 근시일 내 합의가 불투명하다"며 "미국 증시가 반등하더라도 회복세가 아닌 `베어 트랩`일 뿐, 아직 견고한 상승세를 누릴 만한 호재가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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