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희 해양경찰청장이 북한에서 피격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실종 시간대를 처음 밝혔다.
김 청장은 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승남 의원으로부터 관련 질의를 받자 "(공무원이) 어업지도선에서 이탈한 시점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지난달 21일 오전) 2시에서 3시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경이 지난달 21일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서 실종됐다가 북한 등산곶 해상에서 피격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A(47)씨의 실종 시간대를 특정해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해경은 무궁화 10호에서 A씨와 함께 근무한 동료인 3항사가 그를 마지막으로 본 당일 오전 1시 35분부터 오전 11시 30분까지를 실종 시간대로 폭넓게 추측한 바 있다.
김 청장은 또 "표류 예측 시스템도 인위적인 노력 없이는 북방한계선(NLL)으로 올라갈 수 없다고 본다"면서도 "쉽진 않지만 조류의 흐름을 타고 구명조끼와 부력재를 이용할 경우 북한 측에서 발견된 위치까지 (이동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해경은 또 지난달 29일 중간 수사 결과 발표 때에는 A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지만, 아직 그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이날 오후 국감에서 "(A씨에게) 국가보안법 (위반)을 바로 적용하느냐"는 민주당 이원택 의원의 물음에 "1991년 개정된 국보법에 따르면 자유민주주의에 명백한 위협이 있을 때 (국보법을) 엄격하게 적용한다"며 "지금은 내사 단계이고 입건도 안 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해상에서 실종자가 나오면 주변인 조사부터 한다"며 "사실관계에 의혹이 많다 보니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에서 해경은 A씨가 월북한 정황 증거로 그의 휴대전화가 인위적으로 꺼진 점을 추가로 언급했다.
김 청장은 "확정은 못 짓지만 실족해 물에 빠졌을 때와 휴대전화 전원이 일부러 꺼졌을 때는 차이가 난다고 본다"며 "확인한 바로는 인위적인 힘으로 (휴대전화 전원을) 눌렀고 (월북의) 정황 증거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족했다면 핸드폰이 방수되니 119나 지인에게 전화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실족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다.
답변하는 김홍희 해양경찰청장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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