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지방공무원 7급 공개경쟁임용시험이 치러진 17일 전국 17개 시·도 시험장을 찾은 수험생들의 표정에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국 133개 시험장, 359개 시험실에서 일제히 7급 공무원 필기 시험이 진행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1단계로 완화됐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여전히 큰 상황이어서 철저한 방역 조치가 시행됐다.
대전 서구 둔산중학교 시험장에는 시험이 시작되기 3시간 전부터 마스크를 쓴 수험생들이 줄을 이었다.
거리 두기를 위해 바닥에 1m 간격으로 붙여진 녹색 테이프 선 밖에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방역복을 입고 얼굴 가리개(페이스 실드)를 쓴 방역 요원들이 비접촉식 체온계로 발열 여부를 체크한 뒤에야 입실할 수 있었다.
응시자들은 두꺼운 문제집과 요약 노트를 들여다보거나 음악을 들으며 초조함을 달래려 애썼다.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수험번호와 안내받은 시험실을 재차 확인하며 긴장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7급과 연구사·지도사·고졸 경력채용 등 55명을 뽑는 대전에서는 1천419명이 지원해 평균 25:1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전시 7급 일반행정직에 지원한 권모(56) 씨는 "작년에 퇴직한 이후 구직활동을 해 왔는데 일반 회사는 능력을 보기도 전에 나이를 따지니 면접을 볼 기회조차 없었다"며 "공무원 시험은 나이 제한이 없고, 그나마 기회가 공정하다고 생각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김모(26) 씨는 "지난해까지는 9급 시험만 쳤는데 올해는 처음 7급에 응시해본다. 지금까지 공부한 대로만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간절함을 드러냈다.
광주 서구 광주중학교 시험장도 긴장된 분위기가 만들어낸 열기로 가득했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 머플러를 두르거나 패딩을 입은 이들이 눈에 띄었다.
응시생들은 시험장 입구에 마련된 배치도를 꼼꼼하게 확인한 뒤 발열 검사와 손 소독을 마치고 방역 당국의 안내를 따라 시험장으로 들어섰다.
입실이 끝나자 시험 중 마스크를 벗어서는 안 된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올해가 첫 도전이라는 수험생 서모(22) 씨는 "긴장돼서 머리가 하얘진 기분"이라며 "시험장에 들어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밖에 나가지 못했던 건 힘들었지만 오히려 시험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첫 도전이지만 최선을 다해 시험을 볼 것"이라고 다짐했다.
경기 수원 동성중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도 마스크를 쓴 수험생들의 긴장된 발걸음이 이어졌다.
자녀를 배웅한 뒤에도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정문 앞에 서서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김모(58) 씨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와중에 취업을 위해 애쓰는 아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모쪼록 좋은 결과를 내 그간의 노력이 보답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총 565명을 뽑는 이번 시험에는 3만9천397명이 지원해 평균 69.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험실 수용 인원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20명 이하로 제한됐다.
발열 검사에서 체온이 37.5도 이상이거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재검사를 받은 뒤, 증상이 심한 경우 시험장별 예비시험실에서 따로 응시하도록 했다.
7급 공무원시험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