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전 마지막으로 열리는 22일(현지시간) TV토론엔 한 사람이 말할 때 다른 쪽 마이크를 끄는 규정이 적용된다.
지난달 29일 있었던 첫 TV토론이 끼어들기로 난장판이 되면서 도입된 규정이다. 토론 내내 그런 것은 아니고 15분씩 6가지 주제로 토론하면서 각 후보가 2분씩 입장을 밝힐 때 적용된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20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 지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좋은 아이디어라고 본다. 서로 방해하지 못하게 하는 제한 조치가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조치가 발표된 19일 취재진에 "아주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진행자도 완전히 편향됐다"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그러나 이 `음소거` 조치가 누구에게 득이 될지 알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국은 물론 경합주 여론조사에서도 밀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이번 TV토론이 전국의 유권자들을 상대로 반전을 시도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특히 자신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여성층과 노인층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돌려놔야 하는 게 90분의 토론 시간에 주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과제다.
이 때문에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정적 인상을 바꿀 마지막 기회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화를 내는 모습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참모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학개그`를 하며 유연한 모습을 보일 때가 가장 호감 가는 때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조언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덜 끼어들려고 노력할지 모른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절제되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며 바이든 후보 쪽에 말할 기회를 주고 말실수를 유도하는 것도 트럼프 캠프의 전략으로 보인다.
미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인사들 사이에서도 `음소거`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의 조언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여성인 진행자 크리스틴 웰커와 맞붙다가 여성층 지지를 더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CNN은 전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번 주 유세 일정을 거의 잡지 않고 TV토론 준비에 매진해왔다. 미국 국민의 삶에 영향을 주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며 개인적 공격에 집중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양 후보는 무대에 오르기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를 받고 청중은 마스크를 쓴다. 첫 토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가족이 마스크를 쓰지 않아 구설에 올랐다.
이번 토론은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린다. 미 동부시간으로 22일 오후 9시, 한국시간으로 23일 오전 10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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