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달러-원 환율 / 자료 : 트레이딩뷰)
달러·원 환율이 연중 최저점까지 떨어진 가운데 향후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보통 원화가 달러 대비 강세면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으로 작용해 증시에 외국인 유입을 기대해볼 수 있는 측면이 있지만, 무조건적으로 증시에 약이 되는 건 아니라는 분석이다.
수출기업들이 달러를 원화로 환산할 때 환차손이 발생해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환율이 수출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연중 최저치 달러·원 환율…추가 하락?
달러·원 환율 하락폭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1,190원이었던 환율은 전날 1,132원까지 하락했다. 불과 한달 반 만에 원화 가치가 5%나 높아진 것이다.
이는 위안화 가치 상승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위안화 절상 흐름이 10월 들어 다시 확대되고 있다"며 "바이든 후보 당선 가능성에 기댄 미·중 무역갈등 완화 기대감 및 상대적으로 빠른 중국 경기회복 추세, 내수 부양과 기술 독립에 초점을 맞춘 쌍순환 정책의 추진 가시화가 위안화 절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달리 중국경기 회복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 이런 영향으로 원화도 동반 강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위안화와 국내 원화의 상관계수가 0.84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향후 추가적인 원화 가치 상승 전망도 제기된다. 박 연구위원은 "위안화 추가 절상 여부는 미 대선 결과에 크게 좌우될 공산이 높지만, 미 대선 결과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위안화 절상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환율 하락, 증시에 약일까 독일까
보통 달러·원 환율 하락은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외국인은 원화 강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났던 10월 들어 코스피에서 1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팬데믹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주요 상대국의 경제 회복 경로가 유지된다면 한국의 회복 모멘텀도 외국인 매수 유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 강세가 증시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원화 강세가 계속될 경우 국내 수출기업들의 이익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수출기업은 외화로 벌어들인 이익을 원화로 환산을 하는데 원화가 강세면 그만큼 손실이 발생한다. 이 경우 수출 비중이 높은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악화하고 주가에도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환율 수준이 국내 상장사의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감소시킬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배민근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전체적인 수출물량 지수가 뚜렷하게 감소할 경우에는 환율 하락이 상장사 실적에 크게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현재는 그 정도는 아니다"며 "환율이 천원대까지 하락할 정도는 돼야 수출기업들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막연히 원화 강세에 기댄 외국인 자금 유입보다는 수출 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외국인 자금 유입의 제1의 전제조건은 `원화 강세`가 아닌 `수출 지표`라는 것이다. 9월 들어 수출 지표는 회복세다. 9월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7.7% 반등하며 7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10월도 20일까지 일평균 수출이 5.9% 늘어나며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는 중이다. 박 연구위원은 "수출이 좋아지면 환효과에 대한 실적 감소분을 상쇄시킬 수 있다"며 "원화 강세 국면에서 국내 수출이 좋아지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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