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한남동 자택과 생전에 많은 공을 들였던 화성·기흥 반도체 사업장을 거쳐 수원에 있는 가족 선영에서 영면에 든다.
28일 향년 78세로 별세한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영결식과 발인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됐다. 영결식은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8시 20분까지 약 50여 분에 걸쳐 이뤄졌으며, 가족장으로 치러져 비공개로 진행됐다.
영결식에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또 고인의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을 비롯해 조카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친지들도 참석했다.
오전 8시 21분께 상주인 이 부회장과 홍라희 전 관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 등 순으로 병원 밖에 나와 미리 준비된 유가족용 버스에 옮겨 탔다. 이 부회장의 자녀인 지호씨와 원주씨 등은 장례식장 입구 인근에 마련된 별도 유가족용 버스에 탑승했다. 발인을 마친 뒤 오전 8시 50분쯤 장례식장에서 운구차가 출발하며 유족용 버스 등이 뒤를 따랐다.
고인과 유족, 친지 등을 태운 운구 행렬은 생전 이 회장의 발자취가 담긴 공간을 돌며 임직원들과 마지막 이별을 고했다. 운구차는 고인이 거주했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과 이태원동 승지원, 리움미술관 등을 들러 경기 화성·기흥 반도체사업장으로 이동해 임직원들의 작별 인사를 받았다.
화성·기흥 반도체사업장은 이건희 회장이 1984년 공장 준공식을 시작으로 4차례 행사에 참석할 정도로 애착이 깊던 곳이다.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인 2010년 화성사업장의 16라인 메모리 반도체 기공식에 참석해 직접 삽을 떼기도 했다. 이곳에는 최첨단 공정인 극자외선(EUV) 장비가 들어간 V1 라인이 위치했다.
故 이건희 회장의 장지는 수원에 있는 가족 선영이다. 수원은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지역이다. 한국의 반도체 신화를 일군 삼성의 상징성, 반도체에 대한 고인의 평소 애착 등을 감안한 결정이다. 에버랜드 인근 용인 선영은 고 이병철 선대회장과 모친 박두을 여사가 묻혀있다. 유가족을 비롯해 삼성 사장단 또한 장지까지 가며 고인의 마지막길을 함께 한다.
한편 故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약 6년 5개월 간 투병생활을 하다 지난 25일 78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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