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확보는 뒷전…증권사의 역주행

입력 2020-11-11 17:40   수정 2020-11-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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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증권부 정희형 기자 나와있습니다.

    정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 본 대로 증권사들의 이자수익이 적지 않은 규모이던데, 계속 이렇게 가도 문제가 없는 겁니까?

    <기자>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투자의 경우, 소위말해 빚을 내 투자하는 경우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를 통해 손실규모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올해 급락장 이후 반대매매규모는 월 평균 약 3,400억원 규모로 지난해 월평균 반대매매금액 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는데요, 최근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 급증과 무관치 않은 양상입니다.

    반대매매는 주가 하락을 추가로 불러오는 악순환 구조로 이어질 개연성이 농후한데, 자칫 조그만한 악재에도 증권시장 자체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적지않습니다.


    <앵커>

    증권사들이 최근들어 유독 이자장사에 열을 올리는 건 어떤 이유 때문이라고 봐야 될까요?

    <기자>

    `물들어 올 때 노젓는다`고 해야 할까요.

    저금리, 저성장 기조 속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앞서 보신대로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었고요, 또 주식 등을 담보로 간편하게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구조도 한 몫 하지 않았나 판단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리스크 대비 수익 등을 감안시 매력적인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당장,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융자이자율 역시 상당한 수준입니다.

    지난 9월말 기준으로 증권사들의 평균 신용융자이자율은 대출 기간별로 1주일 이내는 5.75%가 적용되고 6개월을 넘어설 경우에는 8.75%에 이릅니다.

    물론, 증권사들의 경우 조달금리 측면에서 은행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될 수 있지만,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이자 수준이 대체로 높다는 반응입니다.

    참고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5대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2.584%이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614%입니다. 증권사의 경우 1주일만 빌리더라도 은행권의 신용대출금리나 주택담보대출금리보다 2배 가량 높은 이자율을 부담해야 하는 겁니다.

    6개월 이상 빌릴 경우에는 9.73%를 기록하고 있는 상호저축은행의 연간 평균대출금리와 1%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자장사 말고, 증권사의 진짜 경쟁력이다 할 수 있는 다른 사업들도 많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사업들은 잘 수행하고 있는지 궁금한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대표적으로 투자은행, 그러니까 IB죠. 이 부문과 자기매매 등이 있습니다.

    IB는 기업에 자금을 조달하거나 부동산 투자, M&A주선과 같은 업무를 의미 하는데요 증권사 스스로의 역량이 실적을 좌우하는 사업입니다.

    우선 국내 증권사들의 부문별 실적을 살펴봤는데요.

    IB와 자기매매부문은 올해 들어 수익이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현재까지 집계된 2분기 기준으로 국내 56개 증권사들의 IB부문 수수료 수익은 전분기 대비 262억원 감소한 8,77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분기 뿐 아니라 지난 1분기역시 지난해 4분기 대비 1,107억원 감소했는데요.

    매분기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던 모습과 달리 올해 들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연출했습니다.

    자기매매손익의 감소폭은 더욱 가팔랐는데요.

    지난 2분기 기준 자기매매손익은 3,775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 1분기와 비교했을 때 약 3분의 1토막이 난겁니다.

    2018년 이후부터 살펴보면 매 분기 꾸준히 1조원대를 기록했던 모습과 비교하면 최근 들어 부진의 깊이는 더욱 깊어 보이는 상황입니다.

    <앵커>
    일부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에는 자체 신용으로 혁신기업에 투자를 하기도 하잖아요.

    발행어음사업이라고 하나요? 이것도 대표적인 증권사의 신사업 중 하나일 것 같은데 실적이 어떻습니까?

    <기자>
    국내에서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증권사에는 발행어음 업무와 같은 신사업에 진입할 자격이 주어지는데요.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세 곳입니다.

    이들의 발행어음 집행 내역을 살펴보겠습니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발행어음 실적 및 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이들 세 증권사가 모집한 발행어음 잔액은 17조원이고 투자가 집행된 금액은 11조5천억원입니다.

    하지만 집행 자금의 60%에 달하는 약 7초원 가량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으로 유입됐는데요.

    반면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으로 유입된 자금은 480억원 정도인데요.

    전체 집행금액의 0.4%대에 그치는 수준입니다

    결국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발행어음사업의 당초 취지와는 동떨어진 행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사업의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이 되고 있었군요.

    한마디로 손쉬운 이자장사는 적극적인 반면, 증권사들의 경쟁력이라 할만한 사업들은 미흡하다 이건데,

    개선할 방법은 없는 겁니까?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 겁니까?

    <기자>
    사실 이자수익도 증권사의 고유 업무 가운데 하나인 만큼 법적으로 강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고금리에 몰두한 다는 점이 문제가 되는 부분일 텐데요.

    앞서 보신 리포트에 나온 내용처럼 오는 23일부터 시행될 대출금리 산정 모범규준이 조속히 자리 잡아야 겠고요.

    또 금융투자 산업 역시 하나의 산업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이자 장사보다는 증권사 스스로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사업 분야에 보다 더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 기자 수고했습니다.

    한국경제TV    정희형  기자

     hh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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