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리스크 해소와 약달러 분위기 속에 위험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이른바 `머니 무브`가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다만 바구니의 모습이 바뀌었습니다.
투자자들은 FAANG으로 대표됐던 빅테크 종목 대신 중국의 전기차 회사 주식을 쓸어담는 등 신흥국, 그 중에서도 중국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방서후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를 앞두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독일 등 유럽 주요국 금리도 상승세입니다.
채권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채권을 찾는 수요가 줄어 가격이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채권과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값도 주춤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체제가 본격화되고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등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모든 금융자산의 가격이 함께 상승하는 유동성 장세가 끝물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입니다.
이에 투자자들의 자금은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으로 몰리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기대수익률이 높은 신흥국, 특히 중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한달 새 중국 사모펀드로 흡수된 글로벌 자금은 7,200억 위안, 우리 돈으로 121조원에 달합니다.
월 유입액으로는 최대치인데, 이 가운데 70%에 달하는 5,006억 위안(84조원)이 주식 투자형 펀드에 유입됐습니다.
해외 주식 직구족, 이른바 `서학 개미`로 대표되는 국내 투자자들도 이같은 추세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사들인 해외 주식 상위 종목에는 니오(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모터스(중국 전기차 업체), 알리바바(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히 니오는 올해에만 주가가 971% 오르며 같은 기간 테슬라 상승률(398%)을 앞지른 것은 물론,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 GM의 시가총액도 눌렀습니다.
중국 정부가 친환경 자동차 판매량을 전체의 2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히는 등 정책 방향을 선회하고, 내수 진작에 팔을 걷어붙이며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영향입니다.
<인터뷰> 김경환 / 하나금융투자 중국전략팀장
"지금 중국이 취하고 있는 금융시장 개방은 결국 위안화를 강세로 끌고 가면서 내수 구매력을 확대하는 전략입니다. (전기차 판매 목표인) 20%도 시장 침투율 기준으로 굉장히 큰 것인데, 앞으로 25% 이상의 성장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최근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회사 앤트그룹 상장이 무산된 데 이어, 중국의 대형 인터넷 플랫폼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반독점 규제 초안이 공표되면서 IT 업종을 중심으로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결국 정부의 금융시장 개방 방향성과 경제 펀더멘털을 고려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심을 유지하라는 조언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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