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의 예방률이 94.5%라는 중간결과가 16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모더나는 예비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발표했다. 최종 임상 시험에는 3만여 명이 참여했다.
스테파네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3상 임상시험의 긍정적인 중간 분석 결과를 통해 우리가 개발한 백신 후보가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검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백신이 95%의 사람들로 하여금 병을 얻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다면 병원이나 사람들의 마음, 죽음에 대한 효과라는 측면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이는 매우 좋은 소식"이라며 "데이터를 본다면 숫자가 그 자체로 말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 자신을 현실주의자로 묘사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신중한 낙관론자"라며 "나는 이보다는 덜한 무언가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나는 분명히 90% 이상의 효과가 있는 백신이 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이를 확신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임상시험에 들어간 백신 후보물질의 효과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시험 참가자 중 백신 후보물질을 접종한 사람과 가짜 약(플라시보)을 접종한 사람 비율로 측정된다.
이번 중간 조사 결과는 임상 시험 참여자 중 95건의 감염 사례에 기초한 것으로, 이들 사례 가운데 백신을 접종한 비율은 5건에 그쳤다. 90건의 발병은 플라시보를 접종한 경우였다.
앞서 모더나는 지난 7월 27일 미국 89개 도시에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mRNA-1273` 3상 시험에 착수했다.
시험 참가자는 3만명이며, 65세 이상 7천여명과 65세 미만이지만 고위험 만성질환이 있는 5천여명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이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이번 결과로 인해 이달 중 긴급사용승인 신청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와 파우치 소장이 이끄는 NIAID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협업해 왔다.
미 정부는 이미 모더나와 15억2천500만 달러(약 1조6천980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마찬가지로 신기술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방식으로 개발됐으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달리 일반 냉장고에서도 보관할 수 있어 훨씬 더 보급이 쉬울 전망이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해 유통이 쉽지 않은 반면, 모더나 백신은 일반 가정용 또는 의료용 냉장고의 표준 온도인 영상 2.2∼7.8도에서 최대 30일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영하 20도에서는 최대 6개월까지도 보관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모더나는 올해 안에 1천만명(2천만회 투여분)이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을 공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내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5억∼10억회 투여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8월 모더나는 백신 가격을 1회 투여분 당 32∼37달러(약 3만5천∼4만1천원)에 책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량 구매자에는 더 싼 가격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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