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박해린 기자, 오늘 다뤄볼 종목은 뭔가요?
오늘은 저에게 아직 종목을 알려주시지 않으셨는데요.
<기자>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연일 치솟고 있잖아요.
그동안 부진했던 경기 민감주들이 일제히 오르다 보니, 딱히 한 종목만 꼽기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혹시 코로나19가 종식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게 뭡니까?
<앵커>
저는 마스크도 좀 벗고 싶고, 예전처럼 여행을 자유롭게 다니고 싶습니다.
<기자>
그렇죠. 저도 그렇습니다.
저희와 같은 생각하시는 분들 많을 텐데요.
실제로 여러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듯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면 보상심리로 전 세계적으로 여행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입니다.
지난달 부킹닷컴이 전 세계 28개국 2만명 이상의 여행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들의 3분의 2는 `여행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여행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이다 보니 비율이 다소 높게 나올 수는 있지만, 트렌드는 읽을 수 있겠죠.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 커질수록 여행에 대한 억눌렸던 수요도 커지고 있고, 주가도 이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여행주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뭐가 있죠?
최근엔 백신 기대감에 주가가 좀 올랐다고 하더라도 아직 이전만큼은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 아닌가요?
<기자>
대표적으로 꼽자면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들의 주가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이미 회복했거나, 오히려 주가가 오른 상황입니다.
먼저 하나투어부터 볼까요.
코로나19가 이렇게 확산되기 이전인 2월 말 ~ 3월 초 주가를 보면 42,000원대 초반에서 거래됐는데요.
현재는 4만5천원선에서 거래되고 있고요.
모두투어 또한 같은 기간 1만3천원선에서 거래되던 주가가 현재는 1만7천원을 넘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노랑풍선은 11,000원대였던 주가가 현재 25,000원선을 웃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팬데믹에도 주가가 꾸준히 올라온 결과인데요.
단순하게 3월 2일 주가와 한번 계산을 해볼까요.
적게는 8%, 많게는 2배를 훌쩍 넘겼네요.
굉장히 의외의 결과죠.
<앵커>
뭐 언젠간 코로나19가 끝나겠지, 그럼 여행주가 회복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지만 이렇게까지나 주가가 올라왔는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도 주가가 높게 나타나는 건 이해가 안 가기도 하는데, 왜 이런 겁니까?
실적이 좋습니까?
<기자>
사실 장사를 거의 못하다시피 했으니 그럴 리가 없겠죠.
3분기 하나투어의 실적을 보면 2분기 보다 손실폭은 줄였지만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요.
손실폭을 줄인 것도 영업 정상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 인건비 등 비용을 줄였기 때문입니다.
모두투어 역시 당연히 적자고, 노랑풍선은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안 열어봐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거고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그나마 적자폭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이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보니 무급휴가를 주거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업계 상황은 정말 좋지 않습니다.
업계 1위인 하나투어가 내년 3월까지 전 직원 무급휴직을 연장한다고 한 것만 보더라도, 사실 업계 내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단기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곤 보지 않는 상황이고요.
업계 1위가 이렇게 어려운데 나머지 기업들은 상황이 더 안 좋겠죠.
<앵커>
사실상 여행업계 종사자들의 월급이 몇 달째 0원인 셈인데, 주가는 왜 이렇게 오르는 겁니까?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입니까?
<기자>
기대감에 의해 오른 건 맞지만, 사실 언제 개선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올해 4분기와 내년 상반기까지는 암울한 전망이 지배적이고요.
또 여행이 조금씩 풀리더라도 사실 이런 업체들은 패키지 이용객에 대한 매출로 실적을 내는 거잖아요?
코로나19 이후라고 하더라도 초반에는 2~30대가 그나마 해외여행에 적극적일 것으로 보이는데, 패키지 이용객들은 주로 4~50대, 혹은 그 이상 연령대가 주를 이룹니다.
따라서 해외 여행이 조금씩 재개하더라도 패키지 여행 회복은 좀 더 더딜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더 오래 걸릴 수밖에 없고요.
이에 따라 최근 주가에 따라 우려를 표하는 연구원들도 많습니다.
증권업계에선 하나투어에 대해 "작년까지는 평균 1천억원을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이후 현금고갈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현 기조라면 1년 내 다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모두투어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장기화될 경우 우량한 재무구조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고,
해외여행 재개는 현실적으로 빨라야 내년 하반기가 될 것이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불안하긴 하지만 일단 이렇게 무서운 속도로 오르고 있으니까
지금이라도 매수 전략을 취하려는 투자자들도 있을 것 같아요.
여행주 중 하나만 꼽는다면 증권가에선 어떤 종목을 유망하게 봅니까?
<기자>
업계 1,2위다 보니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를 많이 비교들을 하시는데요.
증권가에선 1위인 하나투어보다 2위인 모두투어가 생존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나투어는 규모가 큰 만큼 덩치가 더 큽니다. 자회사 수도 많고요.
반면, 모두투어는 자회사 수가 많지 않다 보니 고정비를 좀 더 탄력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고,
현금 보유량 역시 여행사 중 가장 많은 편에 속해 보유 자금으로 고정비를 감당할 수 있는 기간이 여행업 중 가장 긴 축에 속하는 편이라고 보입니다.
<앵커>
목표 주가는요?
<기자>
증권사들이 관련 보고서를 최근엔 많이 내지는 않는 편인데요.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로 오늘 메리츠증권은 하나투어의 목표주가를 기존 41,000원에서 46,000원으로 모두투어의 목표 주가를 2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아직 업황 회복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은 투자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해린 증권부 기자였습니다.
저희는 내일 이 시간에도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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