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투표는 주총이 열리기 전 열흘간 주주들이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주총장에 출석할 필요 없이 본인 인증만 하면 모바일이나 PC로 특정 안건에 찬성이나 반대를 표시할 수 있어, 최근 증권사까지 전자투표 플랫폼에 뛰어든 상황이다.
이에 예탁결제원은 주주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주총 업무의 효율성을 증진하고자 시장 관계자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수용, 시스템 고도화를 꾀한 것이다.
우선 안건 투표 기간에 기존 오전 9시∼오후 10시로 제한되던 시스템 운영시간을 늘려 24시간 투표와 위임장 행사를 가능하게 했다.
또 현재 기관투자자가 서면으로 진행하고 있는 다수의 종목에 대한 의결권 일괄 행사, 대리인 선임 등을 전자로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에는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주주 유형별로 의안 찬성률, 기여도 등의 분석이 담긴 통계보고서를 제공한다.
주주들의 출결 관리, 의결권 행사 내역 집계 등 현장 주총 사무를 지원하는 서비스도 새 시스템에 담겼다.
이재철 예탁원 의결권서비스부장은 "섀도 보팅(주총에 불참한 주주의 의결권을 예탁원이 대신 행사하는 제도)이 폐지된 후 상대적으로 뒤떨어졌던 주총 문화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며 "빅데이터 분석 등 최신 기술을 도입해 편리한 환경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바탕을 조성하고자 했다"고 개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명근 예탁원 기업지원본부장도 "주총 안건 투표 결과만 공개하고 찬반 비율은 공개하지 않는 등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우리나라 의결권 시장이 낙후돼 보일 수 있다"면서 "의결권 시스템이 개선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예탁원은 향후 일정 안내부터 현장 주총 운영 지원까지 주총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현재 국민연금 등에서 서면이 아닌 카카오톡으로 통지서를 보내는 것처럼, 별도의 연락처 없이 주주에게 주총 정보를 제공하는 전자고지 서비스를 도입해 주주의 참여를 촉진한다는 설명이다.
이명호 예탁원 사장은 "주주가 주총에 관심을 가지면 기업이 생각을 바꾸고 투자가치를 더할 수 있다"며 "예탁원은 전자투표 관리기관을 넘어 주주총회 관리기관으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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