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소송 사전 준비의 중요성

입력 2020-11-26 15:59  


상가 분양 과정에서 생긴 문제들로 발생한 시행사들과의 소송에서 계약취소, 계약해제(해지), 20퍼센트 이상의 손해배상을 인정한 판결들을 받아낸 뒤부터 상가소송에 대한 상담 비중이 다른 종류의 소송들에 비해 확연히 높아진 걸 느끼고 있다.

상가와 관련된 소송도 그 종류가 여러 개인만큼 소송의 종류에 따라 상담의 내용이 전부 같지는 않지만, 상담 내용 중 대부분의 줄기는 같다. 분양 초기에 분양대행사를 통해 들은 내용과 준공 이후 확인한 상가의 상태가 달라서 계약을 취소하고 싶다는 것이다. 시공사의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선분양으로 진행되는 우리나라 분양계의 현실에선 과장광고에 대한 이슈는 쉽게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를 이유로 한 소송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과장광고로 인해 제기된 소송에서 계약의 취소가 인정된 사례는 생각보다 많지 않고, 손해배상을 인정받는 것 역시 생각보다 많지 않다. 때문에 실제로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선 각 유형에 따라 제대로 된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 소송을 살펴보면 애초부터 가능성이 없는데도 제기된 경우도 많고, 제대로 사전에 준비했으면 이길 수 있는 소송들을 잘 준비하지 못해 패소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해당 내용에 대한 정확한 상담과 사전 준비는 지나치게 강조해도 전혀 모자라지 않다.

과장 혹은 허위 광고에 대한 상담은 크게 3가지 분류로 나뉘며, 각 분류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모든 소송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각 유형에 따른 정확한 상담이다.

첫 번째는 임대수익에 도움이 되는 계약 외적인 요소적인 측면을 보장하는 말을 듣고 분양을 받은 사례다. 예를 들어, 분양 받은 상가 호실 인근에 영화관이 들어온다, 혹은 대형마트, 은행이 들어온다는 내용으로 광고를 들어 분양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제로는 이러한 업체들이 인근에 입점하지 않은 경우다.

또한 두 번째는 상가를 분양 받은 호실 자체에 어떠한 독점적 조건을 부여해준다는 말을 듣고 분양을 받은 사례다. 예를 들어 분양 받은 상가 호실에 병원이 입점하기로 했다는 말을 들어 분양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제로는 약속했던 병원이 입점하지 않은 경우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분양 받은 호실 내 혹은 호실 외부에 분양당시 고지 받지 못하였던 시설물이 존재함에 따라, 가치하락이 불가피한 사례다. 예를 들어 분양계약 체결당시 듣지 못한 기둥이 호실 내부에 존재하는 것을 뒤늦게 확인하거나, 분양계약 체결 당시 듣지 못했던 환풍기, 소화전, 드라이에어리어가 호실 내부에 있거나, 호실 바로 앞에 있어 호실의 출입을 불편하게 하거나 과 호실의 내·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야를 저해하는 경우다.

이처럼 과장광고는 각 유형별로 조금씩 다르고, 각 유형별로 입증해야 할 부분이 다르며, 이에 대한 판례의 입장도 다르기에 상담하는 사람도 각 유형별에 따라 달리 상담해야 한다. 가령 세 번째 유형에 대한 판례를 첫 번째 유형에 대한 판례로 설명하여서는 안 되며, 의뢰인이 가지고 있는 자료와 각 유형별 판례를 비교하여 단순한 청약의 유인의 성질로 볼 개연성이 큰 경우나,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송이 어렵다는 점을 정확히 말해야 한다.

또한 각 유형에 따라 소송이 이론적으로 가능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사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소송 시작 전에 준비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자료를 반드시 수집해야 한다. 시행사와의 소송이 다른 소송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소송에 필요한 자료가 많지 않은 일반 수분양자들에 비해, 시행사의 경우 소송에 필요한 자료를 대부분 사전에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계약의 취소, 계약의 해제(해지) 혹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일반 수분양자들이 소송을 통해 원하는 결론을 얻기 위해서는 해당 청구원인에 대해 입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료를 제출해야 하나, 어떠한 자료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또한, 이러한 소송의 경우 거의 대부분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재판은 상식에 비추어 가정적인 상황을 판단하는 자리가 아니라, 철저히 증거에 입각해서 진행되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물론 증거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증인신문절차를 통해 유리한 증언을 확보하거나 감정신청 절차를 통해 손해액을 특정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계약이 취소되거나 해제(해지)가 되었을 경우 시행사에 자기가 받은 수수료를 반환해야 하는 분양대행사가 시행사의 이익에 반하는 증언을 해줄 것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섣부른 증인신청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소송에 들어가기 전, 본인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 분양대행사가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녹취 자료 역시 매우 중요하다. 분양대행사나 시행사에 찾아가서 본인이 소송할 것이라고 큰 소리 쳐봐야 아무것도 얻을 게 없다. 오히려 이러한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녹취를 얻는 게 훨씬 현명한 대응이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설계도면을 확보하고,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실에 찾아가 분양 당시 팜플렛 및 평면도면을 입수해야 하며, 각 호실의 전용면적에 따른 가격표도 필요하다. 또한 분양대행사 혹은 분양대행사가 고용한 사람들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들어가 당시 과장광고 했던 내용을 정리하는 등 사전에 준비해야 할 절차가 상당히 많다. 이러한 사전절차를 많이 할수록 사건에 대한 성공률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법무법인 정향 박건호 변호사는 "본인의 상황이 어떠한 사례에 해당하는지 정확히 분석한 뒤에, 사전 준비를 최대한 마친 사람과 아무런 준비 없이 진행한 사람의 결과는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객관과 주관의 차이를 사전에 좁혀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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