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개미' 부활?…무턱대고 투자하면 '낭패' [박해린의 뉴스&마켓]

박해린 기자

입력 2020-11-30 17:31   수정 2020-11-3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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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박 기자, 어느덧 올해가 한 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 중요한 건 내년도 전망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올해 코스피가 이미 많이 올라온 만큼, 내년도 상승 여력이 돋보이는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입니다.
    저는 요새 가장 관심을 갖고 보는 업종이 정유주입니다.
    <앵커>
    정유주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코로나19이후 안전자산인 금값은 치솟고, 국제 유가는 바닥을 쳤는데요.
    최근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에 따라 금값은 다시 안정되는 한편, 국제 유가는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8개월 새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 수요가 다시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과 맞물려 미국의 원유 재고가 감소하자 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건데요.
    따라서 증권업계에선 정유나 화학업종 등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이 경기 회복과 맞물려 증시를 실적 장세로 이끌 것이라고 내다 보고 있습니다.
    <앵커>
    유가가 오르면 정유사에게도 좋은 건가 보네요.
    대표적인 정유주라면 뭐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통상 유가가 오르면 기름을 정제해 얻을 수 있는 마진도 함께 상승하는데요.
    따라서 정유사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줘 정유주가 상승하는 흐름입니다.
    대표적인 정유주로는 S-OIL과 SK이노베이션, GS 등이 있고요.
    이달 들어 원유 가격 회복세와 함께 각각 약 26%, 41%, 5% 상승했습니다.
    <앵커>
    이달 들어 많이 올랐네요.
    지금 들어가는 것도 괜찮습니까?
    좀 우려되는 부분도 있는데요.
    <기자>
    우리가 지금 찾으려 하는 건 이렇게 장이 좋은데, 그동안 좀 부진했던 종목, 그중에서도 내년도 유망종목이잖아요.
    코로나19 이후로 좀 넓혀서 수익률을 볼게요.
    코로나19로 우리 증시가 가장 많이 빠졌던 지난 3월 19일 이후 수익률 자료를 가져와봤습니다.
    코스피200지수는 보시다시피 75%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죠.
    한편 앞서 말씀드린 S-Oil은 이에 절반 정도 수준인 약 40%에 그치고 있습니다.
    GS의 경우에는 4%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고요.
    SK이노베이션의 경우는 좀 다르긴 합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관련 친환경 부문이 주목을 받은 덕에 세배 가까이 올랐거든요.
    다시 돌아와서 전반적인 정유주의 앞으로의 실적도 밝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전년 대비 약 9%의 석유 수요가 줄어들었는데, 내년에는 7%가량 늘어 하루당 9,900만배럴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하나금융투자는 백신이 나오면 이동량 증가는 필연적이며 누적된 공급 과잉도 차례로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원유하면 올해 봄에 `원유개미`, `오일개미` 이런 얘기 많이 들었던 것 같은데요.
    어렴풋이 기억나는 걸로는 소송도 이어졌던 걸로 알고 있고요.
    이분들 지금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유가상승에 따라 효자 상품으로 돌변했고요.
    그때의 그분들이 맞다면, 굉장히 똑똑해졌습니다.
    최근 유가가 크게 오르며 원유 선물 상품에서 개인들의 차익 실현도 엄청났는데요.
    일단 대표적인 원유 상품인 KODEX WTI원유선물(H) 상장지수펀드(ETF)의 최근 수급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기관은 15거래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죠. 이달 들어 순매도를 했던 날은 단 2거래일밖에 없고요.
    반면, 개인투자자 수급 보실까요. 개인들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6거래일 연속 이 ETF를 총569억원 사들였는데요.
    이후 줄곧 순매도했죠.
    이달 들어 이 ETF의 수익률은 28% 정도 나왔고요.
    그간 순매수한 물량을 매물로 내놓으며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유가도 올랐지만 우리 개인투자자들도 아픔을 겪어서인지 한층 더 똑똑해진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기관이 줄곧 사고 있다면 다시 매수하고 싶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저도 놀랐습니다.
    올 초 원유 선물 상품 투자로 손해를 봤던 것을 떠올려 보면 한층 성숙해진 것이죠.
    향후 전망에 대해 여쭤보셨는데, 내년 유가는 완만한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60달러, 즉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게 증권업계 중론입니다.
    원유 과잉 공급이 지속될 수 있고, 친환경 에너지로 업황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우리가 주목해봐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기자>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열릴 산유국 회동 등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OPEC+, 즉 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 산유국 모임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정례회담을 열고 감산 정책을 결정할 예정인데요.
    시장에선 OPEC+가 현행 수준의 감산 기간을 연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감산 기간을 연장한다, 언뜻 들어선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쉽게 풀어서 설명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기자>
    OPEC+는 현재 하루 770만 배럴 감산에서 내년 1월부터 감산 규모를 200만 배럴 줄이기로 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이를 연기한다는 겁니다.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쉽게 설명드리면요.
    앞서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감산 규모를 줄인다는 건 다시 말해 지금보다 덜 줄여 공급한다, 즉 공급을 늘리겠다는 뜻이죠.
    근데 이게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현재 감산 규모를 유지한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는거죠.
    즉 공급이 현재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없다는 겁니다.
    수요는 늘고, 공급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유가에는 긍정적이겠죠
    키움증권은 "OPEC+의 감산 연장에 대한 기대가 유가의 하방 압력을 완화시켜 줄 것"이라고 보기도 했습니다.
    다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며, 최근 유가가 반등하면서 산유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 회동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 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원유에 투자하는 `원유 개미` 투자자분들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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