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코로나 백신 승인…코로나와의 싸움 끝날까

입력 2020-12-02 22:13   수정 2020-12-03 07:39

영국 정부가 2일(현지시간) 전 세계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 사용을 승인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백신 접종이 확대돼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백신 효과나 면역 지속기간 등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전 세계 수요를 감당할만한 충분한 물량 생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당분간은 바이러스와의 싸움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승인 소식에 세계 각국은 환호하고 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에 이어 미국 제약사인 모더나가 예방 효과가 95%에 달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을 알렸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평균 면역 효과는 떨어지지만 값이 저렴하고 유통이 손쉬운 백신을 개발했다.
이들 3개 백신은 미국과 영국,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규제당국에 사용을 신청했거나 준비 중이다.
영국 정부는 이날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고,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역시 적합성 평가를 진행 중이다.
올해 내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신음한 인류가 마침내 바이러스에 대응할 무기를 손에 쥔 셈이다.
영국은 당장 다음 주부터 요양원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개시할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조만간 백신 사용 승인 소식이 전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백신 접종은 마침내 집단면역(herd immunity)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단면역이란 한 인구집단 중에 특정 감염 질환에 대한 면역력을 가진 사람이 많을 때 그 질환에 대한 전체 인구집단의 저항력이 커지는 것을 말한다.
집단 면역을 달성할 수 있는 감염률에 대해서는 20∼70%까지 견해가 엇갈린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의 숨야 스와미나탄 수석 과학자는 65∼70%가 집단 면역을 이룰 수 있는 적정선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역사상 백신 없이 특정 질병에 집단면역을 달성한 사례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최근 코로나19 백신이 충분히 공급된다고 가정할 시 내년 2분기 말까지는 대다수 미국인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는 내년 가을이면 사람들을 학교와 일터로 안전하게 돌아오게 할 수 있는 집단면역을 우리가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벌써부터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세계 인구가 접종할 수 있는 충분한 백신을 확보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량의 한계 때문에 당장 올해와 내년 초에는 선진국 위주로 백신이 배포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티그룹 산하 씨티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들이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전 주문량 85%를 이미 선점했다.
선진국이야 내년 2∼3분기에 대규모 접종에 나서 4분기에는 집단면역을 형성,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나머지 국가의 순서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백신 효과도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점이 많다.
특히 이들 백신의 3상 임상 시험이 아직 최종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면역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도 의문이다.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노령층에도 효과가 있을지, 백신이 증상을 억제만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전염 자체를 막을 수 있는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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