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왕가, 이스라엘 축구팀 지분 취득…"아랍 선수에 개방"

입력 2020-12-09 00:35  


아랍에미리트(UAE) 왕가가 팬클럽의 인종차별적인 응원으로 논란이 된 이스라엘 명문 프로축구팀의 지분 절반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UAE 왕가 일원인 셰이크 하마드 빈 할리파 알 나하얀이 이스라엘 프로축구팀 `베이타르 예루살렘`에 향후 10년간 9천만 달러(약 1천억원)를 투자하기로 약정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셰이크 하마드가 약속한 투자금은 이 구단 지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1936년 창단한 베이타르는 이스라엘 프로리그와 컵대회에서 13차례 우승한 명문 팀이다.
구단주인 모셰 호게그는 성명에서 "우리 구단은 상생, 성취와 형제애의 새로운 시대를 위해 다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셰이크 하마드는 "구단 안에서 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들었다"며 "명문팀의 동반자가 돼 흥분되고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소감을 밝히면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지칭하기도 했다.
베이타르 구단은 셰이크 하마드의 투자로 인프라 확충과 선수 확보가 원활히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셰이크 하마드와 모셰 호게그는 8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베이타르 구단에서 아랍인 선수들도 뛸 수 있도록 문을 열겠다고 밝혔다.
셰이크 하마드는 "우리는 유대인들과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이 함께 일하는 본보기를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AP는 베이타르 구단이 아랍인 선수들에게 배타적인 것으로 악명이 높다고 전했다.
인구가 약 900만 명인 이스라엘에서 아랍계 비율은 20%가량을 차지한다.
또 이 구단의 팬클럽 `라 파밀리아`는 극성스러운 회원들의 인종·종교 차별적 응원으로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2013년에는 일부 극성팬이 무슬림 선수 2명과 계약한 구단에 반발해 팀 훈련장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이 구단은 이스라엘 우파 조직과 강한 연대를 보이고 있고 집권당 리쿠드당과도 연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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