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 아파트, 57% 카드사 대출
투기지역 묶여…LTV 40% 제한돼
<앵커>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첫 번째 키워드부터 바로 볼까요?
<기자>
네, 첫 번째 키워드는 ``영끌`의 원조`인데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가 2006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영혼까지 끌어모은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와서 키워드를 이렇게 잡았습니다.
<앵커>
국토부 장관 내정자도 영끌을 했다고요?
<기자>
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변 내정자는 2006년 6월 방배동의 40평대 아파트를,
5억 2,300만원에 사들이면서 모 카드사로부터 대출을 받았습니다.
송 의원이 확인한 등기부등본에는 해당 카드사가 아파트에 대해 3억 6,000만원의 근저당을 설정한 것으로 나옵니다.
통상 대출액의 120%를 근저당으로 설정하는 것을 감안하면,
집값의 57.4%를 카드사 대출로 받은 것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당시 서초구는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인정비율, LTV는 40%로 제한됐었죠.
규제로 대출이 제한되자 최대 70%까지 대출이 가능한 카드사를 이용한 겁니다.
<앵커>
집값 2006년보다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까, 영끌한 보람이 있었겠네요.
<기자>
네. 일단 서초구가 투기지역으로 묶여있다는 것만 봐도,
당시 집값이 크게 뛰고 있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2006년은 연초부터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 등을 골자로 한 3.30대책을 내놨는데요.
대책이 무색하게 4월부터 오름세가 살아나자 청와대가 `버블 세븐`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습니다.
버블 세븐은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목동, 분당, 평촌, 용인` 등 7곳을 지칭하는 건데,
이곳의 집값이 거품이라며 조만간 하락할 것이라는 경고를 쏟아낸 겁니다.
그래도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하자 이번에는,
분양가 인하, 공급확대, 대출규제 등을 골자로 한 11.15대책을 발표합니다.
당시는 건설교통부였죠, 장관까지 교체하게 되는데, 지금이랑 상황이 매우 비슷합니다.
2006년에도 부동산 관련 실언은 서민들에게 상처를 남겼습니다.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금 집을 샀다가는 낭패를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브리핑을 하더니,
본인이 강남 아파트를 사고 팔아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밝혀지면서 옷을 벗기도 했죠.
변 내정자도 구입가보다 집값이 10억은 올랐으니 `영끌`은 성공한 셈입니다.
<앵커>
이렇게 보면 과연 정책 입안자들이 서민들한테 영끌하지 말라,
패닉바잉하지 말라, 말할 자격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변 내정자가 선견지명을 발휘했던 그 아파트에 대해서 좀 자세히 볼까요.
서울 서초구 방배동 40평대(전용 129㎡) 중대형 아파트로,
올해 공시가격은 6억 5,300만원입니다.
변 내정자 집도 많이 올랐지만,
당시 변 내정자 집값과 같았던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아파트 실제 거래가격이,
올해 초 재건축 착공 전 20억 3,000만원까지 뛰었으니 당시 `영끌`을 했다면 많은 사람들이 지금쯤 웃고 있겠죠.
<앵커>
부동산 투자만큼은 확실히 성공한 셈인데,
변 내정자, 집 말고 다른 재산들은 어땠습니까?
<기자>
1억여 원의 본인명의의 예금, 2015년식 쏘렌토 자동차, 2억여 원의 금융채무 등,
총 5억 7,355만원을 보유했다고 신고했습니다.
사실 아파트 한 채 외에는 신고 내역에서 특이할 만한 것은 없는 셈인데,
SH, LH 등의 사장을 거쳐도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은 집밖에 없던 겁니다.
<앵커>
천하의 공기업 사장이라도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고서는 부자가 되기 어렵다는 현실이 안타깝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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