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링 가장해 3시간 폭행"…인천 학교폭력 피해자母 국민청원

입력 2020-12-15 14:02  


인천의 한 고등학생이 `스파링`을 하자는 동급생들에게 불려가 3시간 가까이 폭행을 당한 뒤 의식불며 상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중상해 혐의로 A(16)군 등 고교생 2명을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A군 등은 지난달 28일 오후 3시께 인천시 중구 한 아파트 내 체육시설에서 동급생 C(16)군의 머리 등을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군 등은 C군에게 머리 보호대를 착용시킨 뒤 약 2시간 40분 동안 번갈아 가며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휴관 중인 아파트 내 태권도장에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다.
A군 등은 C군이 기절하자 바닥에 물을 뿌린 뒤 끌고 다닌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들은 경찰에서 "스파링을 하다가 발생한 사고"라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군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체육시설 내 폐쇄회로(CC)TV를 통해 A군 등의 범행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 등의 이유로 영장이 발부돼 A군 등을 구속했다"며 "최근에 사건을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측은 지난 3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A군 등 가해 학생 2명에게 5일간의 출석 정지와 피해 학생에 대한 접촉·보복 금지 처분을 한 상태다.
이들은 학교 측 조사에서도 "C군이 권투를 알려달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 등은 지난 9월 초에도 다른 동급생을 폭행해 공동상해 혐의로 입건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학폭위에서는 이들과 학부모에게 특별 교육을 이수하라는 등의 처분을 내렸다.
C군의 어머니는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잔인하고도 무서운 학교폭력으로 우리 아들의 인생이 망가졌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가해 학생 중 1명이 딸에게 `너희 오빠 나하고 스파링하다 맞아서 기절했다`고 연락을 했다"면서 "(그 학생들이) 아들을 두고 도망갈까 봐 아줌마가 갈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사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로 끝이 나니 아무런 죄의식 없이 금방 풀려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아들이 깨어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학교폭력이 사라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 국민청원 글에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10만5천명이 넘는 누리꾼이 동의했다.
인천 학교폭력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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