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한인사회, 곗돈 가로채는 사기 범죄 잇따라

입력 2020-12-19 08:0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미국의 소수민족 사회에서 곗돈을 모아 가로채는 사기 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미국 연방정부가 주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18일(현지시간) 미 소수민족 언론 연합단체인 에스닉미디어서비스(EMS)와 공동으로 주최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한인 사회 등 이민자 커뮤니티에서 `세이빙 클럽`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밝혔다.

`세이빙 클럽`은 아는 사람들끼리 돈을 모아 자금을 불린 뒤 순번대로 돈을 타가는 형태로 운영된다. 한국의 `계`와 작동 방식이 똑같다.

하지만, 사기꾼 일당은 코로나로 살림이 어려워진 소수민족 자영업자 등에게 접근해 계를 만든 뒤 먼저 돈을 타내고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FTC는 전했다.

세이빙 클럽 사기꾼들은 표적으로 삼은 자영업자의 친척과 친구들을 끌어들이는 일종의 피라미드 사기 수법으로 돈을 최대한 불린 뒤 이를 한꺼번에 가로채는 것으로 알려졌다.

EMS는 사기꾼들이 한인 사회뿐만 아니라 서아프리카와 카리브해 출신 이민자 사회에선 `소소`(sou sous)라는 이름으로, 필리핀 커뮤니티에선 `팔루와간`(paluwagan)이라는 명칭으로 세이빙 클럽을 만들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FTC 소속 케이티 다판 변호사는 "사기범들은 `큰돈을 벌 수 있으니 다른 사람을 데려오라`는 방식으로 꼬드긴다"며 "세이빙 클럽 사기로 큰 피해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FTC는 코로나 백신 접종과 관련해 금품을 뜯어내는 사기 범죄도 등장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FTC는 "미국인에게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고 있지만, 백신 비용은 선불이라면서 돈을 요구하거나 백신을 좀 더 빨리 맞게 해주겠다면서 급행료 지급을 강요하는 사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백신 접종에 필요하다면서 은행 계좌번호 등 개인 정보를 빼돌려 범죄에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면서 돈과 금융 정보를 요구하는 자동 녹음 전화, 이메일, 문자 메시지에 응답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FTC는 코로나 사기 유형과 사례, 사기 피해 방지법을 한국어 등 10여개 언어로 번역해 홈페이지에 게재했다며 사기가 의심될 경우 반드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janga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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