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 잡은 'K-만두'…비비고, 연매출 1조 원 돌파

박승완 기자

입력 2020-12-22 11:25   수정 2020-12-22 11:40

`국민 만두` 비비고 만두가 최대 연매출을 기록하며 식품업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의 올해 매출이 1조 원을 돌파했다고 22일 밝혔다.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 제조업이 아닌 식품 단일 품목으로 국내외에서 동시에 거둔 성과라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비고, 프랑스 시식 행사
● 전략국가 美 중심 `만두(Mandu) 알리기`
비비고 만두는 처음부터 국내와 해외 시장을 모두 고려해 기획했다.

우선 국내에서는 냉동만두의 기존 패러다임을 바꿀만한 제품력으로 냉동식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깼다.

그 결과 월매출 100억 원 이상을 올리는 `비비고 왕교자`를 비롯해, 연매출 100억 원 이상의 대형 제품을 5가지나 보유하면서 만두 시장 전체를 키웠다.

해외에선 국가별 식문화와 소비 트렌드를 바탕으로 시장 진입 전략을 짰다.

이 과정에서 해외 소비자들에게 `한국식 만두`로 인식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게 CJ제일제당의 설명이다.

특히 전략국가 미국은 진출 초기부터 코스트코(Costco)에 진입, 메인스트림 시장을 공략했다.

현지인들에게 익숙한 한 입 크기의 `비비고 미니완탕`에 집중하면서도, `만두(Mandu)`로 표기한 제품을 지속 노출시켜 친밀도를 넓혀갔다.

실제로 2015년에는 현지 소비자 트렌드를 제품에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별도의 만두 R&D 조직을 신설했고, 2018년부터는 한국 스타일의 만두를 시장에 본격적으로 소개했다.

중국과 일본처럼 시장에 이미 독점적 지위를 가진 브랜드가 있는 경우, `미래 소비자`인 젊은 층에 집중적으로 다가갔다.

그 결과 작년 중국 징동닷컴과 이베이재팬이 운영하는 큐텐(Qoo10)에서 각각 만두 카테고리, 식품부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본 대형마트에 진열된 비비고
● 해외 생산기지, 2013년 5개 → 2020년 15개
한식에 대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유럽에선 아시아 식문화 수용도가 높은 영국, 프랑스, 독일을 중심으로 유통채널을 확대해 성과를 거뒀다.

현재 비비고는 유럽 전역의 대형 유통채널 800여 점과 코스트코 전 매장(34개 점)에 진출해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으며,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개국은 61%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는 세계 각국의 판매량 확대를 견인했다.

2013년 한국과 미국, 중국 등 5개였던 생산기지를 현재 베트남, 일본, 유럽(독일) 등 15개로 확대했고, 생산라인 역시 2013년 대비 4배가량 늘렸다.

나아가 CJ제일제당은 식품생산본부 산하에 `글로벌만두기술센터`를 신설했다.

글로벌만두기술센터에서는 그간 쌓아온 `온리원 기술`을 바탕으로 만두 설비와 표준 패키지를 만들고, 이를 해외 생산기지에 이식하는 작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비비고 만두의 맛과 품질이 표준화되고 역량이 내재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진출한 비비고
● "만두신화, 전 세계로…K-푸드 알릴 것"
CJ제일제당은 앞으로도 국가별로 축적해온 생산-판매 노하우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비비고 만두 신화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비비고 왕교자`와 같이 해외에서도 통할만한 혁신적인 대형 제품을 지속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냉동만두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 보편적인 맛뿐 아니라 개인별 취향을 세심하게 담아낸 `수제형 냉동만두`에 집중한다.

글로벌 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해, 가장 많은 매출이 일어나는 미국의 경우 전역에 뻗어 있는 슈완스의 강력한 유통망을 통해 비비고 만두를 공급한다.

더불어 슈완스와의 협업을 통해 한식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신제품 개발도 추진한다.

일본의 경우 작년 5월에 인수한 냉동만두기업 교자계획(餃子計?)의 영업망을 활용해 코스트코 중심에서 슈퍼체인으로까지 소비자 접점이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유럽의 경우 소득수준이 높은 스칸디나비아, 베네룩스 3국의 신규 진출과 함께 B2B 거래도 적극적으로 확대해 한식 만두에 대한 저변을 확대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세계에 비비고 만두를 더욱 널리 알림은 물론 차세대 K-푸드가 탄생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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