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게 투자하면 돈 번다고?"…내년 대세는 'ESG'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이지효 기자

입력 2020-12-23 17:41   수정 2020-12-23 17:41

    블랙록 "투자시 ESG 요소 기준 삼아"
    국민연금 ESG 자산 전체 50% 늘려
    "지배구조 개편으로 배당확대 기대"
    ESG펀드도 일반 펀드보다 수익률↑
    # ESG가 MSG?

    <앵커>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첫 번째 키워드부터 바로 볼까요?

    <기자>

    네, 첫 번째 키워드는 `ESG과 MSG?`로 잡았습니다.

    <앵커>

    ESG는 요즘 상당히 뜨고 있는 개념인데,

    MSG는 화학 조미료 아닙니까, 유해하다는 건가요?

    <기자>

    우선 MSG가 유해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식약처 분석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이번에는 MSG처럼 안 들어간 곳이 없다는 취지로 키워드를 잡았습니다.

    <앵커>

    일단 ESG가 뭔지부터 생소한 분들이 많으니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ESG는 우선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영어 앞 글자를 딴 말입니다.

    기존에 기업의 본질은 수익창출에 있었죠.

    그러면서 환경이나 사회, 지배구조 같은 비 재무적인 가치는 뒷전으로 밀려왔지만,

    이제는 주요 기업들이 먼저 ESG 경영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철강이나 석유화학, 자동차 같은 에너리를 많이 소비하는 업종이 주력인 회사들이,

    환경과 사회도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어디가 그렇습니까?

    <기자>

    네. 우선 삼성물산은 지난 10월 석탄 관련 신규 사업을 전면 중단했죠.

    대신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강화했습니다.

    SK는 한국 기업 가운데서는 최초로 `RE100`을 공식화했는데요.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2050년까지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약속입니다.

    특히 SKC는 울산에 친환경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밝혔고,

    SK이노베이션도 폐플라스틱을 분해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탄소중립 2030`을 선언했고,

    롯데도 그룹 차원의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주요 그룹들은 ESG 경영을 내년의 새 화두로 꼽고 있습니다.

    <앵커>

    기업들이 이러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공적자금을 비롯한 천문학적인 글로벌 자금이 ESG 투자에 쏠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ESG 투자자금은 지난 2분기 말 40조 5,000억 달러,

    그러니까 약 4경 4,53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이중에서 ESG 기업에만 투자하는 ESG 상장지수펀드(ETF) 규모는 880억 달러로,

    6개월 만에 작년 58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연기금 등 큰손 투자자 역시`네거티브 스크리닝`을 꺼내들었습니다.

    ESG 관점에서 부정적인 기업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는 방식인데,

    다시 말해서 ESG를 못하면 투자금도 유치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거죠.

    실제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총매출의 25% 이상을 석탄화력 생산·제조에서 벌어들이는 기업을 올해,

    주식·채권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했습니다.

    또 이사회에 여성이 2명 미만인 기업도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죠.

    국민연금도 2022년까지 전체 자산의 50%를 ESG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네덜란드 최대 공적연기금운용공사(APG)는 올해 초 석탄 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한국전력 투자금 6,000만유로(약 780억원)를 회수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ESG 경영이라는 게 수익성 차원에서 보면 도움이 크게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기자>

    아무래도 비 재무적인 가치이다 보니 돈으로 평가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석탄 발전에 투자한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오너 리스크가 주가를 떨어뜨리는 등의 요소들이 기업의 발목을 잡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사회에 공헌하려고 하는 거라고 보시면 안되고,

    ESG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는 차원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대표적인 게 친환경을 강조한 배터리 사업인데,

    배터리 사업은 `제2의 반도체`라고 불리며 미래 성장 동력으로 불리죠.

    SK그룹의 `사회성과인센티브`도 참고할 만한 제도로 꼽힙니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의 성과를 화폐 단위로 측정하고,

    이에 비례해 3년간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는데요.

    제도가 시작되고 5년간 참여 기업들이 낸 사회성과는 1,682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연평균 매출도 2015년 16억 1,000만원에서 2019년 17억원으로 증가했는데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수익성도 높인 기업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앵커>

    개인들 입장에서는 어떻습니까? 수익률을 보장하는지도 관건일텐데요.

    <기자>

    네. 최근 증시에서도 ESG 역량이 탁월한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특히 ESG의 G죠, 지배구조가 개편되서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배당확대까지 기대하는 겁니다.

    하나금융투자는 주주가치(배당)가 우수한 기업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한온시스템, 현대모비스, SK, 두산밥캣 등을 꼽았습니다.

    ESG 펀드의 수익률 역시 다른 주식형 펀드보다 높은 편입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폭락장이었던 올해 초에도 ESG 펀드는,

    일반 펀드와 달리 수익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 높았습니다.

    지난 1분기 미국 시장 전체 ESG 펀드의 수익률은 60%로 S&P500지수 수익률을 초과했습니다.

    국내 증시에서 ESG 개별 펀드 가운데 최근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KTB ESG1등주증권투자신탁(주식)CF펀드로 46.03%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내년 화두로 떠오른 ESG, 한철이 아니라 오래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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