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국내증시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바로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동학개미’입니다.
코로나19로 증시가 주저앉았을 때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순매수세로 구원투수 역할을 맡았기 때문인데요.
올 해 국내 증시 결산, 정희형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지난 3월 코로나19발 증시 급락 이후 9개월여 만에 코스피 기준으로 사상 최고점을 갈아치운 2020년 국내 증시.
지난 23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3월 저점 대비 89% 가량 올랐습니다.
올해 국내 증시의 핵심 키워드는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었습니다.
3월 급락장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물량을 사실상 동학개미가 모두 받아내며 국내 증시를 견인했는데요.
23일 기준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47조원 넘게 순매수 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4조원억원, 25조원 넘게 순매도 했습니다.
최근 5년간 코스피시장에서 개인의 행보를 살펴보면 올해를 제외하고 3개년도 동안 순매도 했고 순매수했던 2018년에는 7조원에 그쳐 올해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인데요.
결국 과거 국내 증시에서 주로 매도주체로 분류되던 개인투자자가 올해에는 대규모 매수주체로 급부상 했다는 평가입니다.
이렇듯 동학개미의 대규모 순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린 만큼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들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압도적인 수준입니다.
가장 많이 동학개미의 최 선호주인 삼성전자는 연초대비 32.43% 올랐고 순매수상위 10종목가운데 하락한 종목은 4종목에 그칩니다.
최근 3년을 놓고 보면 올해 거둔 성과는 더욱 돋보이는데요.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평균 주가 수익률이 올해는 31.84%에 이르는 반면 2018년에 -4.01%, 2019년에는 약 -17.01%를 기록했습니다.
동학개미가 국내 증시에서 보인 이 같은 현상은 펀드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동학개미운동 발 직접투자 바람에 간접투자 수단인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급감했습니다.
올해 들어 약 5조4천억원이 유출됐는데 현재 남은 전체 설정액이 16조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에만 약 4분의 1이 증발한 겁니다.
반면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해 개별 주식과 성격이 유사한 상장지수펀드, ETF 시장은 고속성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ETF 거래 대금은 900조원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누적 거래대금 328조원 대비 3배 가량 폭증했습니다.
하지만 동학개미의 ETF 순매수 상위 상품을 살펴보면 개별 종목에서 보였던 성과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개별 종목 기준으로는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과 같은 우량주가 대부분이었던 반면 순매수 상위 ETF는 이른바 곱버스라 불리는 레버리지 인버스가 가장 많았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과 원유 선물 등 투기성 수요가 짙었습니다.
수익률 역시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5종목 평균 수익률이 -30%를 기록하며 ETF시장에서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국내 투자자의 직접투자 열풍은 해외주식으로도 옮겨 갔는데요.
동학개미에 이어 서학개미라는 신조어도 만들어 질 정도였습니다.
올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금액은 190억 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8배 가량 늘어난 수준입니다.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 종목은 테슬라인데 연초대비 주가가 무려 700%가량 올랐는데요.
테슬라 뿐 아니라 애플, 아마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순매수 상위 5종목 모두 우수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서학개미 역시 올 한해 미국 증시를 이끌었던 나스닥 성장주를 중심으로 대거 순매수하며 동학개미만큼 훌륭한 수익을 거뒀다는 평가입니다.
한국경제TV 정희형입니다.
한국경제TV 정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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