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인수하려면 요기요 팔아라"…공정위 최종 결론

고영욱 기자

입력 2020-12-28 12:00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가 나왔다.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가 들어온지 1년만이다.
공정위는 28일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고 밝혔다.
6개월 내에 딜리버리히어로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지분을 전량(100%) 매각해야 하는 조건이다.
딜리버리히어로는 국내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와 배달통을 자회사로 둔 독일계 사업자다.
공정위는 두 회사의 결합이 음식점과 소비자, 배달원(라이더) 등 배달앱 플랫폼에 연관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경쟁을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해 이 같이 결정했다.
두 회사 서비스의 시장집중도는 99.2%로 2위인 카카오주문하기와의 격차가 25%p 이상이다.
또 과거 5년간 5%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경쟁앱이 없었고, 쿠팡이츠가 최근 서울 일부지역에서 성장하고는 있지만 전국적으로 충분한 경쟁압력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공정위는 배민과 요기요 간의 경쟁이 사라지면 소비자 혜택이 감소하고, 음식점 수수료 인상 등 경쟁제한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실제로 점유율이 높은 지역에선 주문 건당 할인쿠폰이 적고, 음식점들은 배민과 요기요를 통한 매출비중이 상당한 상황에서 수수료가 인상되더라도 당사회사 배달앱을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압도적인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펼쳐 경쟁사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고, 자사 배달대행 서비스를 우대하는 방식으로 배달대행 시장까지 장악할 수 있다고 봤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에 대해 경쟁제한 우려는 해소하면서도 당사회사가 주장하는 본 건 기업결합의 시너지 효과는 달성할 수 있도록 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각대상인 ‘요기요’서비스의 경쟁력 저하를 방지하고 매각대상자산의 가치를 유지시키기 위해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매각이 완료될 때까지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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