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도 등장하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22일 영국 런던에서 거주하다 국내로 입국한 일가족 4명 가운데 3명의 검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들 가족이 입국 당시 양성이었던 만큼 기내 전파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동승자 등 접촉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시 같은 항공편에 승객 62명과 승무원 12명이 타고 있었는데 일단 승무원은 전원 음성 판정이 나왔다.
특히 이 일가족과 별개로 지난달 8일과 이달 13일 영국에서 입국한 경기 고양시의 다른 일가족 4명도 확진 판정을 받아 현재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에 대한 정밀 검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 중 80대 1명이 26일 사후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어 가족 3명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가족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지역사회 감염 우려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들 중 먼저 입국한 한 명은 자가격리 해제 후 확진 판정을 받아 지역사회 접촉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가 향후 유행 흐름을 좌우할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영국에서는 지난 9월에 처음 발견돼 11월부터 확진자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면서 "지역사회 감염이 계속 확산하는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까지 퍼지면 감당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은 일단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최대한 막겠다는 방침이지만 영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확산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유입 차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명 비율이 높은 점도 방역당국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이달 15일부터 28일까지 최근 2주간 새로 확진된 1만4천199명 가운데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4천66명(28.6%)에 이른다. 10명 중 3명 가까이 감염경로를 모른다는 의미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자가격리 상태에서 확진된 비율을 뜻하는 `방역망 내 관리 분율` 또한 11월 말부터 주별로 43.6%→38.0%→32.8%→31.2% 등 연일 하락하는 추세다. 그만큼 당국의 방역관리망을 벗어난 확진자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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