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터진 백신 접종…미국, 누적 확진 2천만명 돌파

입력 2021-01-02 08:50   수정 2021-01-02 08:54



현지시간 1일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천만명을 넘겼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지 보름이 지났지만 인구 10만 명당 49명의 접종율로 코로나 확산을 막는데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를 2천만7천149명으로, 누적 사망자 수를 34만6천43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확진자 2천만명 돌파는 지난해 1월 20일 첫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온 뒤 거의 1년 만이다.
2천만명은 미국 전체 인구 3억2천820만명(미 인구조사국 기준)의 6%에 해당한다. 미국인 17명 중 1명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 가을부터 본격화한 코로나19 재확산의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첫 양성 환자가 나온 때부터 누적 확진자 1천만명(지난해 11월 9일)이 될 때까지 거의 열 달(294일)이 소요됐는데 여기에 1천만명이 추가되는 데는 불과 두 달도 걸리지 않았다.
또 12월 27일 1천900만명을 넘긴 지 닷새 만에 다시 100만명이 늘었다. 이는 미국에서 신규 감염자 100만명 증가에 소요된 최단기간인 나흘보다는 긴 것이지만 여전히 폭발적인 증가세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14일부터 2천만명 접종을 목표로 백신 보급을 시작했지만 하루 평균 16만 명 접종에 그치고 있다. 코로나 확산 속도를 백신 접종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로, 이날 기준 확진자는 전 세계 누적 확진자(8천368만9천여명)의 23.9%, 사망자는 전 세계(182만3천여명)의 19.0%에 해당한다.
또 지난해 12월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달로 기록됐다. 12월 한 달에만 7만7천500여명이 이 질환에 희생됐다.
특히 미국 카운티 중 가장 인구가 많은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는 추수감사절 이후 최근 몇 주 새 감염자와 입원 환자, 사망자가 급증하며 고전하고 있다.
이 카운티 크리스티나 갤리 보건국장은 입원 환자의 급등이 병원들을 "재앙 직전"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그러나 사태가 앞으로도 더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미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신년 연휴를 앞둔 12월 30일 미국에서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여행객 수는 팬데믹 사태 후 네 번째로 많은 116만3천여명으로 집계되며 5일 연속으로 100만명을 넘겼다고 CNN이 전했다.
`집에 머물라`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나 주 정부, 전문가의 경고에도 수백만명이 이처럼 여행에 나서면서 1, 2월 중 코로나19 급등의 여파가 닥쳐올 것이란 우려가 크다.
또 연일 새 기록을 쓰는 입원 환자 수는 사망자 수를 점쳐볼 수 있는 선행 지표라는 점에서 앞으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수도 있다.
전염성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진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도 미국에서 속속 나오고 있다.
콜로라도·캘리포니아주에서 이미 변이 감염자가 나온 데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플로리다주 마틴카운티의 20대 남성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됐다.
앞선 변이 감염자들과 마찬가지로 플로리다의 확진자 역시 여행 이력이 없어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건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LA) 시장은 "우리는 여전히 가장 힘들고 암울한 날들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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