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10층 짜리 건물이 기울어져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근 고층 빌딩 공사가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지만 사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김원규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10층짜리 건물(선진빌딩).
군자역 산부인과 병원으로 잘 알려진 곳인데 현재 건물은 텅텅 비어 있습니다.
건물을 지지하는 기둥은 휘어져 있고 외벽은 툭 튀어 나와 있습니다.
옥상 역시 균열이 어렵지 않게 보이며 1층 바닥 일부는 솟구친 모양입니다.
안전진단 결과, 정면을 기준으로 우측 면이 10cm 정도 내려앉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A씨 / 광진구 건물 소유주
"대문이 쪼그러들고 담장이 넘어가고 주차장이 다 깨져서 올라오고…건물이 그쪽(시공사)으로 인해서 기울었고, 침하가 왔다. 변이가 와서 약간 기울었다고 하니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어떤 방법이 없어요."
건물주는 인근 빌딩을 지반침하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해당 건물 바로 옆 20층짜리 고층 빌딩이 들어섰는데 2018년 공사가 시작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주장입니다.
실제 공사 기간 지반침하로 지하수가 뿜어져 나온 적도 있습니다.
빌딩 옆 또다른 건물인 주차타워도 상황은 마찬가지.
최근 실시한 안전진단 결과, 2년만에 최저 수준인 E 등급이 나와 광진구로부터 사용불가 방침이 내려졌습니다.
위험에 노출된 건물의 임차인들은 모두 빠져 나왔고, 건물 옆을 지나다니는 보행자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때문에 주변 건물주들은 피해 보상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빌딩을 시공한 H건설은 어느 정도 책임을 인정하고 보상금 명목으로 법원에 8억여원을 공탁했습니다.
하지만, 지반침하에 따른 보수 공사비가 수십억원에 달해 양측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공사는 최근 "건물 손상에 대한 귀책 사유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인터뷰> H건설 관계자
"민원인 측의 일방적인 주장과 당사의 입장이 상이해…민원인이 주장하는 손해 및 원인에 대해 규명된 바는 없으나…"
시공사와 주변 건물주 간 합의가 사실상 어려워진 만큼 법정 다툼으로 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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