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애플카' 갈길 바쁜 현대차…삼성동 GBC 층수 더 낮추나

입력 2021-01-1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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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신축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자동차 산업의 재편 등으로 미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초일류 기업`이라는 상징성과 비용 절감 등을 고려한 실리를 두고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16일 업계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05층 규모의 타워 1개 동을 짓는 종전의 설계안과 함께 70층 두 세 개 동, 이보다 낮은 50층 3개 동 등으로 설계를 변경하는 안을 놓고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인허가권을 가진 서울시의 문의에도 "내부적으로 설계 변경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며 "조만간 결정되면 알리겠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실리를 중시하는 만큼 층고를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를 변경하는 데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현대차가 설계 변경안을 공식 접수하면 도시관리계획변경 사항인지 건축계획 변경 사항인지를 따져볼 계획이다. 도시관리계획 변경 사항에 해당하면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도시계획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해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GBC 기본·실시설계안은 옛 한국전력 부지(7만4천148㎡)에 지상 105층(높이 569m) 타워 1개 동과 숙박·업무시설 1개 동, 전시·컨벤션·공연장 등 5개 시설을 조성하는 계획이었다. 애초 115층 건물을 지으려다 2015년 계획을 한 차례 수정해 105층으로 낮췄다.
계획대로 완공되면 GBC는 제2롯데월드(555m)를 제치고 국내 최고층 건물이 된다.
앞서 정몽구 명예회장은 2014년 당시 감정가의 3배가 넘는 10조5천500억원에 삼성동 옛 한전 부지를 사들였다.
당시 한전 부지 고가 매입 논란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폭락했다. 20만원대가 깨진 현대차 주가는 그 뒤로 내리막길을 걷다 최근 애플과의 자율주행 전기차 협력설이 대두되며 겨우 부지 매입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만약 현대차그룹이 국내 최고층 건물이라는 타이틀과 랜드마크라는 상징성을 포기하고 GBC의 층고를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를 변경할 경우 건설비를 아끼고 건립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공군에 지급하기로 한 군 레이더 구매 비용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성장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1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최근 로봇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로 하는 등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서울 강남구와 강남구민들이 GBC 설계안 변경 가능성이 제기되자 벌써부터 반발하고 있어 설계 변경시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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