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주식의 매매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호가 게시판이 바로 `K-OTC BB(Korea Over-The-Counter Bulletin Board)` 입니다.
투자 매매와 중개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의 중개로 매매와 거래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데, 여기서 발을 빼는 증권사가 나왔습니다.
가뜩이나 거래 부진으로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중개를 중단하는 증권사마저 나오면서 운영의 주체인 금융투자협회가 난감한 모습입니다.
박승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비상장 주식의 유통을 위한 장외시장인 `K-OTC`.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던 비상장주식 장외 매매시장인 `프리보드`를 확대 개편한 장외시장으로 지난 2014년 출범했습니다.
1부 시장인 `K-OTC`와 2부 시장인 `K-OTC BB`로 구성돼 있는데, 이 가운데 비상장 주식의 호가와 체결내역을 게시하는 `K-OTC BB`의 경우 10개의 증권사가 중개와 매매 서비스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래에셋대우가 `K-OTC BB`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다음달 4일까지만 영업점 내방과 유선을 통한 `K-OTC BB`의 매매를 지원하고, 그 이후론 최종 중단한다는 계획입니다.
`K-OTC BB` 통해 거래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없다는 게 서비스 중단의 배경입니다.
미래에셋대우를 제외한 다른 증권사들은 해당 서비스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들 증권사 역시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입니다.
지난해 6월 SK바이오팜의 청약 대박 이후 `K-OTC BB` 거래 규모가 급증했지만, 이내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해 8월 `K-OTC BB` 거래 종목은 37개에 달했지만, 현재(1월27일 기준)는 24개에 그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거래대금 역시 11억원에서 4억원으로 3분의 1토막이 났습니다.
시스템 이용에 인력 배치 등 비용이 적지 않게 드는 가운데 거래마저 급감하면서 수익보단 손실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국내 자기자본 1위 증권사의 해당 서비스 중단이 시장의 존폐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38커뮤니케이션 등 장외주식 시세를 볼 수 있는 사이트가 존재하는 만큼, 미래에셋대우의 서비스 중단이 다른 증권사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가장 큰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가 K-OTC BB 중개 기능에서 빠짐에 따라 K-OTC BB 기능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고, 남은 일반 증권사들은 비용 부담으로 인해 계속 사업을 영위해야 될 지 고민에 빠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금융투자협회는 우선 중개 증권사들의 시스템 구축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
하지만 일각에서 이 같은 지원만으론 증권사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면서 금융투자협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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