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디오게임 유통사 게임스톱이 대형 헤지펀드의 투기성 공매도에 대응한 `개미 투자자의 반란`을 이끈 이는 두 살짜리 딸을 둔 유튜버이자 개인투자자 키스 질(34)이다.
대학 때까지 장거리 달리기 선수였다는 그는 이번에 번 돈으로 일단 고향에 실내 트랙을 갖춘 집을 짓겠다고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WSJ 기자가 지난 21일 주식시장 마감 이후 그의 허락을 얻어 들여다본 그의 온라인 거래계좌에는 옵션과 주식, 현금을 모두 합쳐 3천300만달러(약 370억원) 가량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말 13억 달러(약 1조5천억원)였던 게임스톱의 시가총액은 질을 비롯한 개미 투자자들이 헤지펀드의 투기성 공매도에 맞서 벌인 전쟁으로 현재 200억 달러(약 22조3천억 원) 이상으로 늘었다.
질이 게임스톱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은 2019년 6월. 이 해 상반기에 게임스톱은 1년 사이에 다섯 번째 대표이사 선임을 준비하는 등 고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질은 평소 슈퍼마리오 외에 많은 비디오 게임을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게임스톱이 최신 게임콘솔을 바탕으로 새 고객을 끌어모을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5달러 내외에 불과했던 게임스톱의 주가는 현재 325달러에 달한다.
질은 상황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다면서도 자신은 저평가된 주식에서 가치를 찾아낼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의회, 연준(Fed) , 헤지펀드, 증권사, 개미투자자 수십만명의 이목을 끌려고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레딧의 주식토론방인 `월스트릿베츠`에선 이미 유명 인사다.
작년 여름엔 `포효하는 키티`(Roaring Kitty)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활동 중이다. 레딧과 유튜브는 그가 거대 헤지펀드의 공매도를 상대로 `전쟁`을 주도할 수 있게 한 강력한 무기였다.
많은 개인 투자자는 그의 주도로 개미 투자자가 거대 헤지펀드에 큰 타격을 입힐 만큼 강력하게 뭉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레딧의 한 사용자는 "당신의 지도력이 (게임스톱의) 주식을 매입해 갖고 있도록 확신을 줬다"면서 "당신의 모범이 수천명의 평범한 사람의 삶을 바꿨다. 고맙다. 당신은 그 모든 돈을 벌 자격이 있다"고 적었다.
최근까지 매사추세츠 생명보험에서 마케팅 직원으로 일했던 그는 대학 때까지 장거리 달리기 선수였다고 했다. 대학 시절 전국육상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한 그는 2009년 회계학으로 학업을 마치고서는 공인재무분석사(CFA) 자격도 땄다.
게임스톱 사태로 하루아침에 삶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지만, 미래에 대한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았다고 한다.
일단 지금처럼 유튜브 채널을 계속 운영하면서 집을 하나 새로 지을 생각이다.
그는 고향인 매사추세츠주 브록튼에 실내 트랙이나 필드가 있는 집을 항상 짓고 싶었다면서 그 꿈을 "이제 정말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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