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부부의 모진 학대로 숨진 10살 여아가 11일 오전 한줌의 재로 영면에 들었다.
이날 경기도 용인 한 장례식장 내 화장시설에 A양 사진과 시신이 담긴 관이 들어오자 친부와 13살 오빠를 비롯한 유족과 친지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무거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윽고 A 양의 관은 장례 행렬에서 벗어나 화장로로 향했고 남은 유족, 친지는 A 양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누고자 화장로 옆 고별실에 모였다.
고별실 유리창 너머로 관이 화장로 안으로 서서히 사라지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유족과 친지들은 A 양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눈물 흘렸다.
A 양은 이모 B씨 부부(40대)가 사는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의 아파트 화장실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다.
B씨 부부는 이사 문제와 직장 때문에 아이를 돌보기 어려운 A 양의 친모로부터 부탁을 받고 최근 3개월 A 양을 이곳에서 맡아 키웠다.
그러던 중 A 양이 말을 듣지 않고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플라스틱 파리채 등으로 마구 때리고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학대해 숨지게 했다.
전날 구속된 B씨 부부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미안해요",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날 장례식장에 모인 A 양의 유족, 친지는 B씨 부부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유족은 "그들은 악마"라며 "사회에 아무리 나쁜 사람들이 일정 수준 이상 존재한다지만 그들이 아이에게 한 짓은 악 그 이상"이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그런 모진 학대를 당하고 있는지를 알지 못해서 미안할 뿐"이라고 흐느꼈다.
다른 유족도 "이모 부부에게 똑같이 해주고 싶다"며 "아이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B씨 부부를 상대로 A 양을 언제부터 학대했는지, 다른 학대 행위는 없었는지, 현재 분리 조처된 B씨 부부의 친자녀 3명은 피해를 당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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