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家 맏형 최신원 회장 구속…"지위 이용 증거인멸 우려"

김민수 기자

입력 2021-02-17 21:03   수정 2021-02-17 21:15

SK家 맏형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구속
법원 "범죄 의심할 상당한 사유, 증거 인멸 우려"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늘(17일) 오전 10시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최신원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원 부장판사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지위를 이용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도 있으며, 범죄의 규모 및 관련 회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SKC와 SK네트웍스 계열사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수법의 횡령·배임을 저질러 회사에 10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회장은 SK텔레시스 회삿돈으로 자신의 개인 회사인 골프장 운영업체에 155억원을 무담보 대출하고 제대로 상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자신이 거주한 워커힐 호텔 빌라 임대료 일부도 회삿돈으로 납부됐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는 2018년 금융정보분석원이 SK 네트웍스를 둘러싼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장기간 계좌 추적 끝에 지난해 10월 초 SK네트웍스와 SKC 본사, SK텔레시스, 최 회장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회사 임직원들을 불러 최 회장의 비자금 조성 지시 여부를 확인하고 지난달 7일엔 최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2시간 넘게 조사했다.

이날 법원에 출석한 최 회장은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혐의를 부인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안하다"고만 답했다.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인정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최 회장은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차남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형으로, 지난 2016년부터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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