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 현장 대혼란…정부가 거래 문 걸어잠궜다 [이슈플러스]

조연 기자

입력 2021-02-18 17:22   수정 2021-02-18 17:22

    <앵커>
    공공재개발 기대감으로 연말연초 뜨겁게 타오르던 빌라 매매 시장에 뒤늦게 한파가 닥쳤습니다.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 가능성이 있는 노후 주거지는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된 탓입니다.
    재개발 사업지들 역시 공공직접시행에 대해서는 냉담한 반응입니다.
    이어서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아파트보다 더 활발했던 노후 빌라 거래는 이달 들어 30%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의 경우 2.4 대책 이후 신규 매입한 주택은 입주권이 나오지 않는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고 정부가 발표하면서 매수심리가 얼어붙은 것입니다.
    [A 공인중개사 / 서울 성북구 : 지난달까지만 해도 사겠다는 사람 많았는데, 이제 확 끊겼죠. `공공재개발 안됐다` 얘기도 돌았고.. 요즘 문의 오면 현금청산 물어보고 하는데, 특약 넣어야 한다 얘기하면 다들 아무래도 기피하죠. ]
    엄하게 불똥이 튄 곳은 1주택의 실거주자들입니다.
    국토부 여론광장 게시판에는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는데 집이 팔리지 않아 분양권을 잃게 생겼다"는 민원이 올라왔습니다.
    2.4 대책 이후 빌라를 사겠다는 매수자들이 없어져 계약금, 중도금 이자도 날리고 입주가 취소될 위기라며, 1주택 실거주의 경우는 제외시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어느 지역이 사업 대상이 될지 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정부가 현금청산 공포 마게팅으로 주택 거래 자체를 막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공공직접시행 재개발의 정책 불확실성도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원인입니다.
    [서울시 자치구 관계자 : 지금 보면 내용 자체가 없거든요. 법 개정 안 되어있는 초기 단계라.. 또 동계동처럼 전면 수용 개발할 경우 어떻게 될 지, 변수가 너무 많잖아요.]
    [공공재개발 사업 후보지 추진위 관계자 : 공공직접시행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민감하게 받아들이죠. 권리가 줄어든다고 생각하니까.. ]
    공공직접시행 재건축의 경우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 2년 실거주 제외 등 공공재건축 대비 혜택이 뚜렷하지만, 재개발은 공공직접시행을 택할 플러스 요인이 없다는 겁니다.
    정부가 말하는 `10~30% 추가 이익 보장` 역시 기준 자체가 시장 가격보다 낮을 것이란 부정적 시선이 더 큽니다.
    무엇보다 최근 서울역 쪽방촌 개발처럼 공공 개입에 따른 과도한 재산권 침해, 다양한 이해관계자 갈등 격화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옵니다.
    [심교언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고위관료들의) 말이 굉장히 무섭습니다. "원래는 물어보지도 않고 뺏을 수 있는데, 3분의 2 동의는 구한다" 이건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초법적인 거거든요. 원래 거기 살던 사람들은 새로 바뀐 건물에서 생존 못할 겁니다. 그리고 먼저 민간에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공공이 들어가는게 맞지, 공공하는 거 외에는 다 불이익 주는.. `국가만능주의` 접근방식은 위험합니다. ]
    여당은 이르면 내일 공공주택특별법, 도시정비법 등 8개 개정안을 대거 발의하는 등 2.4대책 관련 법안 입법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지만, 새 대책은 또 다른 풍선효과로 번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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