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학습지 위약금에 소비자 불만…"해지해도 기기값 내야"

박승완 기자

입력 2021-03-03 06:00  

관련 규정, 잔여 요금 10%로 제한…일부 상품 '초과'
7개 상품, 전용 학습기기 강매→소비자 선택권 침해
"포장 뜯었다고 계약 취소 못 해"…관련 법률과 배치
스마트 학습지
일부 스마트 학습지가 중도해지 시 과도한 위약금을 부과하거나, 전용 학습기기의 청약철회를 제한하는 등 소비자 권익을 침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학습지는 기존 학습지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형태로, 태블릿PC, 스마트펜 등의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학습지다.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은 2017년 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접수된 스마트 학습지 관련 소비자 피해 구제 신청 총 166건을 분석한 결과, `중도 해지 위약금 과다 청구`가 56.6%(94건)로 가장 많았다고 3일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온라인 교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원이 시중에 나와 있는 7개 사업자의 8개 스마트 학습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2개 상품의 중도 해지 위약금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상 스마트 학습지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면 `미경과 계약기간(잔여기간) 이용 요금의 10%`를 위약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8개 상품 중 2개 상품은 위약금을 기준보다 많이 부과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각각 최대 7만 원과 45만 원가량에 해당하는 금액을 과다 산정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7개 상품은 전용 학습기기를 반드시 구매해야 하고 중도해지 시에도 잔여 기기대금을 계속 납부해야 하는 점 때문에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어 불만이 발생했다.

심지어 이 중 2개 상품은 중도해지 시 잔여 기기대금을 실 구매 금액 보다 과도한 정가를 기준으로 납부하게 해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3개 상품의 `포장 개봉 시 청약철회 불가`라는 계약 조건도 문제시됐는데, 이는 관련 법률이 `재화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포장을 훼손한 경우는 청약철회를 제한할 수 없다`는 규정과 배치된다.

소비자원은 "스마트 학습지 사업자에게 위약금 산정 방식 및 청약철회 제한 조건 등을 관련 규정에 맞게 개선할 것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비자들을 향해선 "위약금 및 학습기기 중도 해지 정산금 등 계약 조건을 꼼꼼히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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