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탱크에 저장 중인 오염수(처리수) 방출에 대해 "언제까지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면서 설득전에 나섰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자원에너지청 관계자는 3일 주한일본대사관이 동일본대지진 10년을 맞아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개최한 온라인 설명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자원에너지청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여유가 없어진다는 현실적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며 "탱크와 부지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미루지 못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일본은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다핵종 제거설비`(ALPS·알프스)로 정화해 원전 부지 내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삼중수소를 제외한 62핵종을 제거한 이 물을 일본은 `처리수`라고 부르는데 지난해 12월 기준 124만t이 탱크에 저장됐다.
원자로 건물에 빗물이나 지하수가 유입되면서 매일 약 140㎥의 오염수가 발생하지만, 부지 내 탱크를 더 지을 공간이 부족해 바다나 대기로 방출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일본 정부의 입장이다.
아직 방출 방식은 결정하지 않았다는 게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지만, 해양 방출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대사관은 지난해 설명회에서 탱크 용량이 2022년 여름에 가득 찰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는데, 이날 설명회에서는 지난해 강수량이 예상보다 적어 좀 더 여유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방출 시기에 대해선 "약간의 연기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고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결정을 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측은 해양 방출을 결정해도 바로 바다에 버리는 것은 아니며 도쿄전력의 세부 계획 수립과 규제기관 인허가 등 최소 2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현재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작게는 1리터(ℓ)당 30만베크렐(㏃), 많게는 ℓ당 300만㏃이라고 설명했다. 해양 방출의 경우 일본 정부의 배출 기준치인 ℓ당 6만㏃보다 낮은 ℓ당 1천500㏃ 미만으로 희석한다는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삼중수소 농도를 희석하더라도 방출 총량에는 변화가 없다는 지적에 "방출 총량이 적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인체와 환경에 대한 영향을 생각했을 때 포인트가 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농도"라며 "한 번에 방출하는 게 아니라 원자로 폐기에 걸리는 30∼40년을 이용해 천천히 방출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다핵종제거설비로 오염수를 정화해도 삼중수소 외에 탄소14도 남는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탄소14를 제거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농도가 기준 이하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처리 결정 및 모니터링 과정에서 자국민은 물론 한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사회와 충분히 소통하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지만, 동의를 얻겠다고는 하지 않았다. 외무성 관계자는 "규제 기준을 넘는 처리수는 환경에 방출하지 않는다는 점은 확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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