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 선거가 이제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후보들은 이번주부터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는데요.
잔여 임기는 1년에 불과하지만, 재선까지 내다본 5년짜리 부동산 공약들이 즐비합니다.
문제는 정책 대결은 실종되고, 공약들의 실현 가능성도 낮다는 점입니다.
조연, 신인규 기자가 집중 분석했습니다.
<기자>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유권자도, 여야 후보들도 `부동산`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급등한 집값과 전셋값에 내 집 마련은 더 어려워졌고, 집이 있는 사람도 세금에 허덕이며 정책 불신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여야 주요 후보가 내놓은 서울 부동산 공약을 따져 보겠습니다.
● 주택 공급
후보들은 대규모 주택 공급을 앞다퉈 내세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30만 가구,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36만 가구,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74만6천 가구를 5년 안에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실제 지난 5년간 서울의 주택 공급량이 16만 가구 수준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공급 폭탄`에 가깝습니다.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던집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렵습니다. 물량 자체도 많지만, 현실적으로 진행하는데 있어 재초환, 세제, 금융 규제 등이 엮여 있어 임기내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무엇보다 "나는 몇 채 짓겠다" 경쟁적으로 숫자 남발하는 정도로 비하된 것이 안타깝습니다.]
세부 계획도 모호합니다.
박영선 후보는 평당 1천만원의 `반값 아파트` 공공주택을 30만호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지을만한 공공부지 확보가 마땅치 않습니다.
야권의 오세훈, 안철수 후보는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에 무게를 실었는데, 자칫 투기심리를 더 자극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 세금
지난 16일 발표된 2021년도 공시가격.
오세훈 후보는 SNS를 통해 "소득이 없는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전면 감면을 추진하겠다", "또 서울시민 보유세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재산세율 인하를 단행하겠다"는 공약을 부각했습니다.
안철수 후보 역시 "공시지가가 오른만큼 재산세율을 낮춰서 작년과 같은 재산세를 낼 수 있도록, 2020년 재산세 시계를 멈추는게 공약"이라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애먼 국민에게 세금폭탄을 끼얹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비판한 것인데, 세금 인하의 경우 사실상 서울시장 혼자서 해결할 수 없어 `권한 밖 공약`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박영선 후보는 "부동산 값을 안정화시키는데 주력하겠다"며 재산세 감면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한편, 박 후보는 시장에 당선되면 서울시민 모두에게 10만원의 재난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는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 서울시장 1호 결재로 서울시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원씩 보편적 재난지원계획에 서명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벌써부터 세금 퍼주기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 재개발·재건축
박 전 시장 대에 막혔던 재개발·재건축, 새 시장 대에는 어느정도 활성화 될 전망입니다. 주요 후보 모두 관련 공약을 내걸었는데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방향은 조금씩 다릅니다.
박영선 후보는 저층주거지를 재개발하고, 노후 아파트단지 재건축의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는 재건축·재개발로 생긴 이익을 공공과 민간이 공유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습니다.
지난 2018년 개발계획이 전면 보류된 여의도의 재건축 문제를 더이상 보류할 수 없다는 언급도 직접 했습니다.
오세훈 후보는 공약 1순위가 재개발·재건축 정상화입니다.
신규 지정이 중단됐던 재개발·재건축 지역은 기준을 완화해 연간 2만호를 재지정하고, 노후 주거지는 5년 간 3만 5천호 규모의 신규구역으로 지정하겠다는 겁니다.
용적률과 층수 규제 완화도 병행해, 추가 재원을 조달하지 않고 재건축 재개발 공급 활성화를 달성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안철수 후보도 용적률을 상향하는 방식으로 재건축과 재개발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 :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는 재건축 사업은 용적률 상향 조정으로 활성화하고,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지 않는 재개발 사업에는 주민과 합의해 용적률을 상향하는 대신 임대주택 공급 비율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겠습니다.]
● 도시계획
도시 전체의 모습을 바꾸는 거시 도시계획과 관련한 슬로건을 내놓은 후보는 박영선 후보입니다.
21분 안에 주거와 쇼핑 등 일상생활 뿐 아니라 출퇴근까지 가능한 `21분 도시` 구상을 밝혔는데, 서울과 경기도가 맞닿은 12개 지역을 `서울 관문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게 골자입니다.
도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로 생긴 땅을 활용하겠다는 `입체도시` 공약은 세 후보 모두의 공통 사항입니다.
박영선 후보는 지하철 2호선 한양대~잠실구간과 경부고속도로를, 안철수 후보와 오세훈 후보는 국철을 지하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서울 시내에 있는 지하철 국철 구간, 전체 구간을 장기적으로 전부 지하로 집어넣어서, 그 지상 공간을 우리 삶의 질을 느낄 수 있는…]
이같은 주요 후보들의 입체도시 공약에는 따라붙는 비판도 살펴봐야 합니다. 공간 확보에 급급해 교통이라는 도시의 주요 기능을 등한시 했다는 지적입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 서울 어지간한 주요 도로는 옆으로 확장하는 게 무리죠. 그래서 수평이 아니라 (지하화를 통한 도로의) 수직 확장 방법을 쓴 것입니다. 만약 기존 도로를 지하화하고 주택을 지으면 지하에 만들어진 도로를 두 배로 만들지 않는 이상 교통량 충당이 어렵습니다.]
선거 공약을 살펴보면, 후보들에게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잔여 임기 1년의 보궐 선거가 아니라 재선까지 내다본 `5년짜리 시장 선거`입니다.
서울 뿐 아니라 전국 집값의 변곡점이 될 수도 있는 이번 선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 신인규 입니다.
※관련기사 : 이광재 사무총장 "서울시장 부동산 空약 난립…체계적 계획 내놓아야" [이슈플러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215&aid=0000945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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