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두 번째 CEO 살펴볼까요?
<기자>
네. 두 번째는 김준기 DB그룹 전 회장입니다.
성추행 그리고 성폭행 사건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났던 김 전 회장이 최근 DB그룹의 계열사 DB아이앤씨의 미등기 임원으로 선임됐다는 소식인데요.
3년 반 만의 복귀입니다.
DB그룹 측에서는 ”회사 경영에 대한 조언 역할을 하는 차원“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는데요.
참고로 DB아이앤씨는 DB그룹에서 비금융계열 지주사 역할을 하는 회사입니다.
<앵커>
요즘 이렇게 처벌을 받은 CEO가 복귀를 하는 일이 유독 많은 것 같아요. 정권 후반기라 그런지..
김준기 전 회장, 직접 경영을 하는 건 아니고 조언 역할이다... 조언과 경영이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
성폭행·성추행 관련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죠?
<기자>
네 맞습니다.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하고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에 대한 2심 결과가 지난달 나왔는데요.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복지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1심과 동일하게 유지됐습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판결에 불복해 현재 상고장을 제출한 상황입니다.
사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업계에서는 김 전 회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을 낮게 봐왔습니다.
과거 세 차례 암수술을 받으면거 건강이 좋지 않은 데다 재판까지 진행 중인 상황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예상을 깨고 김 전 회장이 복귀에 나선 건, 50년간 그룹을 일궈온 데 따른 애착이 유달리 컸던 것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앵커>
최종 판결이 남아있긴 합니다만, 지금으로서는 김 전 회장 복귀가 회사 이미지에는 오히려 독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DB그룹은 현재 김 전 회장의 아들, 김남호 회장이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조언이 필요할 정도로 경영에 어려움이 있는 걸까요?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김남호 회장 취임 이후 DB계열사의 실적이 개선된 점을 미뤄볼 때, 오히려 2세 경영이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DB그룹은 현재 금융과 반도체 등 여러 부문에서 20개 계열사를 보유 중인데요.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DB하이텍의 경우에는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요.
여기에 DB그룹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 금융계열사들도 전년대비 개선된 실적을 나타냈습니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있는데요. 대표적인 게 사업 다각화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DB그룹은 특히 금융계열사에 대한 매출 의존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특히 DB손해보험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전체 그룹 매출의 70%를 넘어서는데요.
경영안정성을 위해서라도 쏠림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만, 김남호 회장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사업 다각화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앵커>
경영 조언자로 나선 전 회장, DB그룹의 미래에 보탬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 행보를 지켜봐야 겠습니다.
김보미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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