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비용 늘고 생산성 줄고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앞서 리포트에서 본 것처럼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기대보다는 걱정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한국보다 한참 먼저 금융소비자보호법을 도입한 미국 금융시장은 법 시행 후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이어서 문성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미국은 지난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지난 2010년 7월 금융개혁 및 소비자보호법을 만듭니다.
11년 전에 이미 금융소비자보호법을 도입한 셈인데요.
그렇다면 미국 금융회사들은 이 법에 어떻게 대응했을까요.
전문가들은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경영에 위협을 줄 수 있을 정도의 과징금과 배상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이 이에 대비하기 위한 비용을 늘렸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 상업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금융위기 이전 모기지담보부증권을 부실판매한 것과 관련해
약 170억 달러, 당시 우리 돈 17조6천억 원을 벌금으로 지불하며 경영상 큰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 금융회사들의 판관비율을 살펴봤습니다.
판관비율은 영업이익 중 비용을 어느정도 썼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경영 효율이 높을수록 낮게 나타납니다.
실제, 미국 금융회사 판관비율은 2010년 이후 2년간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2010년: 58.2%, 2011년 60.7%, 2012년 61.0%, 출처: 세계은행)
소비자보호를 위해 녹취, 설명 의무가 강화되다 보니 금융회사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도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금융회사 직원들의 생산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1인당 충전이익을 보니 2019년을 기준으로 미국은 17만8천달러 수준, 한국(44만9천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이렇게 금소법으로 발생하는 비용과 생산성 하락을 금융회사들이 대출금리 인상 등의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떠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합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 2010년, 2011년 미국 은행들은 온갖 수수료를 다 올렸습니다. 우리도 그럴 것 같고요. 대출금리도 당연히 올리는 것이고.]
미국 금융회사들의 대출 금리를 살펴보니 금융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최대 36%에 달하는 곳도 있습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우리나라 법정 최고금리(20%)의 2배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한국경제TV 문성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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