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치닫는 미얀마 사태…540명 사망에 인터넷도 끊겨

입력 2021-04-02 13:02   수정 2021-04-02 13:23


반(反) 쿠데타 세력을 무차별 총격으로 진압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가 무선 인터넷까지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현지 언론 및 외신, SNS에 따르면 군부는 전날 인터넷 업체에 공문을 보내 이날부터 추후 통보가 있을 때까지 무선인터넷을 24시간 차단하라고 지시했다.
주미얀마 한국대사관도 전날 밤 교민들에 보낸 안내문을 통해 이날부터 와이파이(WI-FI) 등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24시간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고 알렸다.
앞서 군부는 지난달 15일부터 휴대전화 인터넷(모바일 인터넷)을 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미얀마에서는 유선 인터넷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마저도 오전 1시부터 오전 9시를 전후로 접속이 끊겨 바깥세상과 `단절`된다.
무선인터넷 차단 조치는 쿠데타 발발 두 달을 맞아 민주진영이 전날 2008년 군부헌법 폐기를 선언하고, 과도 헌법인 `연방민주주의헌장`을 발표해 소수민족 무장조직과의 연대를 공식화한 뒤 나왔다.
특히 오는 13일은 미얀마 최대 축제인 띤잔 연휴가 시작되는 날로, 그동안 휴일에 군부가 강경 진압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무선인터넷 차단 조치 배경에 대한 우려도 일고 있다.
미얀마 시민들은 인터넷 차단 상황에서 `소통`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이동통신사의 무제한 문자메시지(SMS) 사용 요금제를 안내하거나, 언론 매체의 뉴스 서비스를 SMS로 받아볼 방법을 적기도 하고, 라디오를 구매해 현재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며 주요 라디오 방송 주파수를 SNS에서 공유하고 있다.
한편 SNS에서는 전날 제2도시 만달레이의 한 아파트 유리 창문이 대거 깨진 모습이 확산했다.
전날 밤 군경이 주택가까지 들어와 시위도 하지 않은 주민들의 집에 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도시 양곤의 산차웅구에서는 전날 밤 군경이 총에 맞은 한 시민을 마구 구타한 뒤 이 남성을 어디론가 끌고 가는 영상이 SNS에 광범위하게 유포됐다.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전날 현재까지 총격 등 군경 폭력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이는 543명에 달했다.
시민들은 이날 버스정류장을 포함해 거리 곳곳에 총격 등 군경 폭력에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꽃 놓아두기 시위`를 벌였다고 누리꾼들은 전했다.
한 마을 주민들이 전날 밤 촛불로 `우리는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We will never surrender)라는 영문 문구를 만들어 보이며 저항을 다짐한 사진도 SNS에서 널리 퍼졌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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