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금지에 뿔난 택배기사 "갑질 아파트 배송 안해"

택배차량 진입 금지로 논란을 빚고 있는 아파트를 두고 택배기사들이 단지 입구에 물건을 쌓아두기로 하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는 8일 서울 강동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4일부터 해당 아파트를 `개인별 배송 불가 아파트`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택배노동자들은 아파트 입구까지 수령자가 직접 찾아오는 경우에 한해 물품을 전달하게 된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지난 1일 고덕동 그라시움 아파트는 택배차량의 단지 내 진입을 금지하며, 손수레로 배송하거나 저탑차량으로 개조·변경하여 지하주차장을 이용할 것을 공지했다.

노조는 "1년간의 유예기간을 주었다고 말하지만 택배노동자와의 어떠한 사전 논의도 없었으며,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전형적인 `갑질`행위"라고 비판했다.

택배기사들은 손수레를 이용하면 배송에 걸리는 시간이 3배가량 늘어나고, 저탑차량을 사용할 경우 근골격계 질환을 심각하게 유발한다고 토로했다.

더구나 현재 이사차량, 전기, 가전, 가구, 재활용 쓰레기 수거차량 모두 아파트 지상출입을 하고 있다며 어떠한 근거로 택배차량만 금지하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택배노조는 "불가피하게 불편함을 겪게 되실 입주민 고객여러분께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택배노동자들에 대한 갑질 행태를 벌이는 아파트들에 대해 향후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