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분야 한정하지 않을 전망
미국 정부가 글로벌 법인세 논의와 관련해 다국적 기업이 매출 발생국에 세금을 납부하는 방안을 추가로 제안했다.
`글로벌 증세` 부담이 커지며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는 8일(현지시간) 다국적 기업 중 최대 100개에 이 같은 글로벌 법인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담은 공문을 140개국 정도에 전달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어떤 결과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글로벌 법인세를 내는 기업 수를 제한하면 문제를 덜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글로벌 법인세 논의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IT 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번 제안은 산업 분야를 한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교된다.
그동안 미국은 글로벌 법인세를 IT 기업에 한정할 경우 자국 기업들이 차별적으로 타격을 받는다며 반발해왔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의 추가 제안이 글로벌 법인세에 관한 국제적 합의를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20개국(G20)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는 7일 화상회의를 열고 올해 중반까지 글로벌 조세에 관한 합의를 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난해 다국적 기업에 과세하는 문제를 놓고 국제적 협상이 진행됐지만 합의가 도출되지 못했다.
특히 프랑스 정부의 디지털세 부과 방침에 미국이 보복 관세 부과를 선포하는 등 갈등이 심화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2019년 7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미국 IT 대기업들이 프랑스에서 벌어들인 연 매출의 3%를 매기는 디지털세를 신설했다.
디지털세는 물리적 고정사업장 없이 국경을 초월해 사업하는 디지털 기업을 겨냥한 세금이다.
교착 상태에 빠졌던 글로벌 법인세 협상은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제안으로 다시 속도가 붙은 모양새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28%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글로벌 법인세 최저세율로 현재 OECD에서 논의 중인 12.5%보다 훨씬 높은 21%로 설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 정부의 제안대로 글로벌 기업의 법인세를 실제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 납부하는 내용이 확정되면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 등은 기존 해외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
특히 디지털세와 탄소 국경세는 글로벌 대기업과 탄소 집약적 상품에 부과된다는 점에서 주요 산업이 제조업 기반이고, 주요국 대비 석탄발전 비중이 높은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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