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우는 마켓컬리...경영권 방어 관건

고영욱 기자

입력 2021-04-13 17:15   수정 2021-04-13 17:15

    <앵커>

    요즘 유통가 최저가 경쟁이 뜨겁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우리가 가장 싸다”고 외치고 있는데요.

    만년 적자인 마켓컬리도 최저가 경쟁에 동참했습니다. 단기간에 몸집을 키워 기업가치를 최대한 부풀리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됩니다.

    고영욱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마켓컬리가 신선식품 최저가 경쟁에 동참했습니다.

    쌀, 채소, 고기 등 60여 가지 상품을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와 매일 비교해 가장 싸게 팔겠다는 겁니다.

    또 5만 원을 결제하면 5만 분을, 10만 원을 결제하면 10만 분을 무료배송 시간으로 주기로 했습니다.

    마켓컬리 측은 “가격만 낮춘 게 아니라 맛과 생산 방식, 생산과정을 꼼꼼히 따져 고품질 상품을 엄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다소 비싸더라도 좋은 상품을 엄선해 판매해온 마켓컬리가 최저가 카드를 꺼내든 건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두고 거래액과 고객 수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커머스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이런 지표들이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런 방식의 영업으로 만년 영업적자를 벗어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매출은 9,500억 원, 누적영업적자는 2,600억 원 가량입니다.

    [ 김선형 / L&S 홀딩스 대표 : 뉴욕증시 상장 요건은 크게 세가지로 매출액, 수익성, 현금흐름인데 지금 여기서 매출액 조건만 충족한 상태입니다. 투자를 받아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게 중요합니다.]

    회사측은 투자받은 돈이 4,200억 원 가량인 만큼 자본금엔 여유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투자사들에게 연 8%의 이자를 줘야하는데다 최근 본격적인 물류망 확충에 나서 돈 나갈 곳이 많습니다.

    투자를 더 받으면 되지만 이미 창업주인 김슬아 대표의 지분율은 6%대로 줄어든 상황입니다.

    쿠팡과는 달리 컬리는 국내 법인이라 미국 증시에 상장하더라도 차등의결권을 적용받을 수 없습니다.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상장 이후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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