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보신것처럼 국내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미국암학회에 참석했습니다. 미국암학회 소식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화장품 분야도 간단히 짚어보겠습니다. 성장기업부 홍헌표 기자 나와있습니다. 홍 기자, 미국암학회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암학회(AACR)는 127개국 4만8천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암 분야 세계 최대 규모 학회입니다.
미국 암학회는 주로 인체 임상시험 진입 전의 전임상(동물실험) 연구 위주로 발표됩니다.
신약 개발이 당장 가시화된 단계는 아니지만 후보물질이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자리입니다.
암학회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함께 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무대 등용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이번 암학회에서 신규 항암 후보물질의 개발 성과를 공개하고, 이를 글로벌 회사들에게 검증받는 계기가 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열려 과거처럼 대면해서 진행하는 것보다는 효과가 떨어지지만 그래도 자신들의 연구성과를 세계무대에서 알릴 수 있습니다.
올해는 4월 10일부터 15일, 다음 달 17일~21일 두 차례에서 걸쳐서 진행됩니다.
<앵커>
이번에는 참가하는 국내 기업 중에서는 한미약품이나 중외제약 같은 전통제약사들이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기자>
사실 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지난 한 해 동안 진단키트나 백신, 치료제 개발 등으로 셀트리온이나 씨젠, SK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은 바이오 기업들이 큰 화제가 되고, 전통제약사들은 녹십자를 제외하면 조용했습니다.
올해는 제약회사들이 이번 암학회를 기점으로 힘을 낼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암학회에서 한미약품은 5개 신약에 대한 연구를 발표함으로써 올해 참여한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연구성과를 발표합니다.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제넨텍에 기술수출을 한 `벨바라페닙`이라는 경구용 표적항암제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피부암의 일종인 변이 흑색종에서 우수한 효능을 나타냈고, 또 우리나라에서는 흑색종과 대장암 환자 137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후보물질은 암세포 증식 억제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후보물질은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고, 2019년에는 국내 식약처로부터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 지정도 받았습니다.
이 두가지 물질이 꽤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알려집니다.
뿐만 아니라 혈액암·고형암(HM97662) 치료제, 면역항암제(HM87277), 소세포폐암(HM97346) 신약 등에 대한 연구 결과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JW중외제약은 혁신 신약후보물질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의 내성 형성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현을 촉진하는 단백질을 타깃하는 혁신 신약 후보물질(JW-2286)을 개발 중입니다.
삼중음성유방암을 비롯해 위암, 대장암 등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합니다.
아직까지 이 단백질 타깃의 표적항암제 개발이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례가 없습니다.
JW중외제약은 이번에 개발하고 있는 물질이 다양한 고형암종에서 기존 표준요법 대비 높은 유효성과 정상세포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또 바이오벤처 보로노이와 글로벌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한 `공동연구 계약`도 지난해 말 체결하면서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전임상 단계이긴 하지만 긍정적인 전망이 예상되고 있는데, 바이오 기업 중에서도 이번 암학회에서 주목받는 곳들이 있을텐데요?
<기자>
에이비엘바이오와 메드팩토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와 메드팩토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면역항암 플랫폼 `그랩바디-T`(Grabody-T)의 작용기전을 규명하는 전임상 데이터를 이번에 공개합니다.
이중항체는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두 개의 항원에 결합하는 기술인데요, 기존 단일항체 보다 효능이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서로 다른 항체 2개를 붙이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플랫폼 기술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질환과 약물에 적용할 수 있어 한 기술로 다양한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어서 여러번의 기술 수출도 가능합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학회에서 그랩바디T 플랫폼과 이중항체 면역관문억제제 ABL501의 전임상 결과도 함께 발표했습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인체가 가진 면역세포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암세포와 싸우게 하는 암 치료법인데, 환자의 몸 속 면역체계를 최대한 활성화시켜 인체의 방어기능을 최고로 작동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메드팩토는 백토서팁이라는 약물을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번 학회에서도 백토서팁과 관련한 연구를 포함해 4건의 성과에 대해 발표를 합니다.
백토서팁은 쉽게 설명드리면 암세포의 잘못된 반응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약입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해야하는데, 암세포가 TGF-b라는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면역세포의 공격을 회피하려합니다.
이 회피하는 작용을 막아,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해주는 약입니다.
이번 학회에서 메드팩토는 췌장암에 대한 병용요법에서 암세포 전이를 현저히 줄이고, 생존율을 크게 높였다고 밝혔습니다.
생존율이 미투약군은 23%, 기존요법은 53%였는데, 백토서팁 병용투여군에서는 84%의 생존율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이번 학회에 여러 기업들이 참가해서 기술력을 뽐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기술수출의 성공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될까요?
<기자>
당장 시기와 기술수출 규모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다만 지난 1월에 열렸던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이어서 이번 암학회, 또 6월로 예정된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도 예정돼 있습니다.
각 행사마다 특성이 조금씩 다르고 참가하는 회사도 다르긴 한데요, 지속적으로 기술에 대해 알리고, 세일즈를 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들은 이야기를 말씀드리면, 한 제약업계 고위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임상이 진행 중인데, 기존 약재에서는 효과가 없었지만 우리 약물에는 효과가 있다는 근거를 확보했다면서 글로벌 파트너사들하고 여러 가지 얘기가 진행 중인데, 조만간 데이터들이 축적이 되면 기술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바이오기업 대표는 올해는 2건 이상의 기술수출 반드시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미국암학회와 관련한 이야기를 마치고, 화장품 업계 이야기를 간단히 해보겠습니다.
화장품 업계하면 크게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떠오르는데, 지난해 실적이 굉장히 안 좋았습니다. 올해는 반등이 가능할까요?
<기자>
지난해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올해 반등은 충분히 가능해보입니다.
국내 화장품 회사들은 아시아, 특히 중국 수출에 크게 의존합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로 인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됐습니다. 중국이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코로나 상황이 심각했기 때문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의 2020년 매출은 4조4,300억 원으로 전년대비 20% 줄었고, 영업이익은 1,430억 원으로 1/3토막이 났습니다.
LG생활건강은 매출 7조8,400억 원으로 전년과 비슷했고, 영업이익도 1조2,200억 원으로 비슷했는데요, 사실 화장품 부분에서는 역성장을 했습니다.
LG생활건강은 샴푸, 치약 같은 생활용품이나 위생용품 등 다양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위생용품 부분에서 성장하면서 체면치레를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올해도 여전히 여행은 자유롭지 못하고 주로 해외매출은 온라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백신 접종이 예상보다는 지연되고 있지만 그래도 최악이었던 지난해보다는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회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는 아모레퍼시픽이 매출 1조2,400억 원, 영업이익 1,300억 원, LG생활건강은 1분기 매출 2조 원, 영업이익 3,55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성장기업부 홍헌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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