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6조5천억원 또 늘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천9조5천억원으로 2월 말보다 약 6조5천억원 증가했다.
3월 증가 폭으로는 작년 3월(9조6천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39조원)이 한 달 사이 5조7천억원 불었다. 증가액이 2월(6조5천억원)보다 줄었지만, 3월 기준으로는 역시 작년(6조3천억원) 다음 2위였다.
전세자금 대출 증가 폭은 한 달 새 3조4천억원에서 2조8천억원으로 6천억원 축소됐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잔액 269조6천억원)은 2월 말보다 8천억원 늘었다. 전월(3천억원)보다는 증가 폭이 커졌지만, 지난해와 올해 1월까지 달마다 2조∼3조원씩 불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한풀 꺾였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배경에 대해 "지난해 4분기 늘어난 주택매매와 전세거래가 3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3월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과 관련해서는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2월에 이어 3월에도 줄었다"며 "가계대출 규제, 은행의 자체적 리스크(위험) 관리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뿐 아니라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3월 중 9조1천억원 늘었다. 2월(9조7천억원)보다 증가폭이 6천억원 줄었지만, 1년 전인 작년 3월과 비교하면 가계대출 규모가 8.4% 늘었다.
대출 종류별로는 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이 2월보다 6조5천억원, 신용대출이 9천억원 증가했다. 2월 증가 폭과 비교하면 주택담보대출이 1조3천억원 감소한 대신 신용대출은 2천억원 불었다.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의 3월 가계대출 증가액(2조6천억원)은 전월보다 줄었다.
기업 대출을 보면, 3월 말 기준 기업의 은행 원화 대출 잔액은 1천조원(9천999조709억원 반올림)으로 2월보다 4조6천억원 늘었다. 3월 증가액으로는 지난해(18조7천억원) 이후 두 번째로 많다.
특히 코로나19 관련 자금 수요 등으로 중소기업 대출이 개인사업자 대출 3조6천억원을 포함해 한 달 새 7조3천억원 증가했는데, 역시 3월 기준 역대 2위 기록이다.
반면 대기업의 경우 2월보다 은행 대출 잔액이 2조7천억원 오히려 줄었다.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 회사채·주식 발행 등 직접금융을 통한 재원 조달 확대 등의 영향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실제로 대한항공(3.3조원), 한화솔루션(1.3조원), SK바이오사이언스(1.5조원) 등 일부 대기업의 유상증자, 기업 공개 등에 따라 3월 주식발행 규모는 6조6천억원이나 늘었다.
여신(대출)이 아닌 은행의 수신 잔액은 3월 말 현재 1천983조8천억원으로 2월 말보다 20조원 불었다.
수신 종류별로는 언제라도 빼서 필요한 곳에 쓰기 쉬운 단기자금 성격의 수시입출식예금이 19조3천억원 증가했고, 정기예금에도 1조6천억원의 자금이 흘러들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3월 한 달간 3조1천억원 감소했다. 정부와 은행이 각 재정집행,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관리 등을 위해 자금을 빼면서 머니마켓펀드(MMF)가 5조2천억원 줄었고, 채권형펀드에서도 1조4천억원이 빠져나갔다.
국고채 3년, 10년물 금리의 경우 지난 13일 기준으로 1.14%, 2.03% 수준이다. 2월 말과 비교해 각 0.12%포인트(p), 0.07%포인트 높아졌다.
박 차장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 외국인 국채선물 순매도 등에 국고채 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다가 3월 중순 이후 미국 금리 하락, 저가매수세 유입 등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