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가져와" 문자 폭탄에…갑질 아파트 개별배송 재개

박승완 기자

입력 2021-04-16 16:24   수정 2021-04-1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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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주민 잇단 비난·조롱에 조합원 정신적 피해
"가지러 갈 사람도 이유도 없다…참 못됐다"
(택배노조 제공)
택배차량 통행 금지로 단지 앞까지만 배송을 하기로 한 택배노동자에게 항의가 빗발치자 택배 기사들이 다시 개별 배송을 시작한다.

아파트 주민들이 비난, 항의, 조롱 등의 과도한 문자와 전화가 쏟아지면서 일부 조합원들이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한데 따른 결정이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는 아파트 단지 앞 배송을 더 진행하면 조합원들이 정신적으로 충격을 입을 수 있다고 판단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개별배송을 재개한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택배노조는 택배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지난 14일(수)부터 개별배송을 중단하고 아파트 단지 앞까지 찾아오는 입주민에 한해 물건을 전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에 반발한 일부 주민들의 협박성 문자가 이어졌다는 설명인데, 실제로 공개된 문자 내용에 따르면 한 주민은 쌓여있는 물건의 사진을 택배기사에게 찍어 보내며 `부피 커서 (보여주기에) 이용하는 거냐`, `왜 아직 저기 있냐`고 메시지를 보냈다.

또 다른 주민은 `거기로 가지러 갈 사람도 없고 거기로 가지러 갈 이유도 없다`라며 저상차를 이용 중인 타사 택배기사를 예로 들며 `좋은 기사분들 끌어들여서 피해 준다, 참 못됐다`고 비난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8일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화를 요청했지만 14일 수용할 수 없다는 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노조는 "저상택배차량은 그 비용을 택배노동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심각한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시키는 원인"이라며 "아파트 갑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아주시길 국민여러분께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택배 저상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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