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수혈에 허리 휘는 NS쇼핑

방서후 기자

입력 2021-04-21 17:34   수정 2021-04-23 09:49

    <앵커>

    NS쇼핑(엔에스쇼핑)이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고 있는 자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무리하게 돈을 쏟아 부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데요.

    사업은 언제 첫 삽을 뜰 지 모르고, 회사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회사에 계속 돈을 퍼붓고 있는 이유를 방서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엔에스쇼핑은 최근 1천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중 300억원을 자회사 하림산업에 출자했는데, 이로써 엔에스쇼핑이 지원한 자금은 7천억원에 육박합니다.

    문제는 그럼에도 하림산업이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언제 삽을 뜰 지도 모르는 물류센터 때문입니다.

    엔에스쇼핑은 지난 2016년 하림을 통해 양재동 물류센터 부지를 약 4,500억 원에 취득했지만, 용적률 등을 문제 삼은 서울시와의 갈등으로 연 200억 원 가량의 이자만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정화 / 서울시 도시계획국장(2월3일 브리핑): (화물차를 위한 설비 등) 특정한 용도를 위해서 상업지역으로 지정한 것이지, 상업지역 최대 용적률인 800% 전제로 해서 지정된 부지가 아닙니다.]

    왜 이렇게 무리를 하는 걸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 이유가 있습니다.

    하림이 밝힌 투자의향서에 따르면 물류단지 중 순수 물류시설의 비중은 30% 수준.

    이 마저도 지하에 건설해 사실상 지상 용적률 800%의 대부분을 백화점이나 호텔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개발이 예정대로만 진행된다면 개발 이익만 1조 원이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과거 각종 특혜와 비리로 얼룩졌던 파이시티와 매우 유사한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총리실 산하 교통연구원은 양재동 물류센터의 전신인 파이시티 개발에 대해 “물류단지의 개념과 유사하나 편법적인 요소가 매우 강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 이유로 대규모 점포와 물류시설, 창고시설에서 차지하는 부대시설이 50%에 육박한 점을 꼽았습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사업성 확보 측면에서 과감하게 접근했다는 점이 유사합니다.

    여기에 물류센터 최초 설계를 대표적인 초호화 복합 리조트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건축으로 유명한 모쉐 샤프디의 회사가 맡았다는 점도 처음부터 물류센터보다는 상업시설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을 가능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이에 대해 하림산업 측은 “2차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만큼 디자인 설계를 다시 공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사업은 R&D시설 비중이 40%을 차지하는 도시첨단물류단지로서 파이시티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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