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장그래'는 어쩌나…포스코인터, 미얀마 사태 '변수' [박해린의 뉴스&마켓]

박해린 기자

입력 2021-04-27 17:41   수정 2021-04-27 17:48

    <앵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박 기자, 어제 포스코가 1분기 실적 발표를 했습니다.
    10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냈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1분기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120% 증가했습니다.
    2011년 2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건데요.
    오늘까지 주가도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고 증권사 전망 또한 밝습니다.
    자회사들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포스코 자회사들이 많잖아요. 이중 연봉이 가장 높은 회사는 어딜까요.
    <앵커>
    글쎄요. 어딜까요.
    <기자>
    포스코인터내셔널이라고 합니다.
    물론 직군별로, 연차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재미로 한번 알아봤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포스코인터내셔널, 생소하게 느끼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어떤 기업입니까?
    <기자>
    이 영상을 보시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아 여기였어?"라고 하실 것 같습니다.
    영상 먼저 보여드리죠.
    <앵커>
    tvN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미생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 배경 기업이 극 중에선 원인터내셔널로 불리는 종합상사인데요.
    실제 포스코인터내셔널을 모델로 한 겁니다.
    이렇게 보니까 생각보다 친근감이 느껴지죠?
    오늘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주인공 장그래가 다녔던 회사가 포스코인터내셔널이었군요.
    재밌네요. 1분기 실적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7조87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철강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 또한 오르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었죠.
    포스코인터의 철강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2%나 상승했습니다.
    이런 영향 등으로 매출은 잘 나와줬고요.
    다만 영업이익은 13% 감소한 1,269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
    <앵커>
    매출이 30%가량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오히려 13%나 감소했다니, 이해가 잘 되지 않네요.
    <기자>
    미얀마 가스전 관련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나 감소한 탓입니다.
    <앵커>
    포스코인터가 미얀마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었군요.
    <기자>
    맞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00년 미얀마 국영 석유가스회사와 계약하고 가스전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보시는 영상이 미얀마 4대 가스전 중 하나인 `슈웨`로, 포스코인터가 운영하는 가스전입니다.
    이렇게 포스코인터는 미얀마 가스전을 개발, 시추해 중국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중국 국영 석유회사와 30년간 계약을 맺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던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미얀마 가스전 영업이익이 포스코인터 전체 영업이익의 65%가량을 차지하기도 했고요.
    이렇게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는데 여기서 실적이 급감한 겁니다.
    <앵커>
    무슨 일이죠?
    <기자>
    포스코 측은 코로나19 장기화로 2단계 개발이 지연돼 투자비 회수 비율이 하락한 탓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게 관건이겠네요.
    언제 회수 비율이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됩니까?
    <기자>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회수 비율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증권업계에서도 3분기부터 이익 수준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요.
    그런데 상황이 조금 복잡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진정되지 않고 있죠.
    <앵커>
    그렇네요.
    쿠데타 리스크가 있군요. 가스전이 운영되고 있기는 한 겁니까?
    <기자>
    차질 없이 운영되고 있긴 합니다.
    쿠데타가 육상에서 발생한 거니까 해상에 있는 가스전에 물리적인 영향이 가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앵커>
    다행이네요.
    <기자>
    다만, 국제 인권단체들은 포스코인터에게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철수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환경, 사회, 지배 구조를 의미하는 ESG가 화두죠.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비인도적인 이슈와 관련된 사업들은 접으라고 요구하는 건데요.
    이번 쿠데타로 인한 사망자가 500명을 넘기는 등 상황이 점차 심각해지자 미얀마 군부의 자금줄을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이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포스코인터의 수익이 군부로 넘어가는 겁니까?
    <기자>
    포스코는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포스코 측은 "수익금은 정부로 들어가고 있고, 미얀마 가스전에서 생산하는 가스 20%가량이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라며 인권단체 등에 적극적으로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미얀마 군부와 유착관계라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포스코로선 알짜배기 사업을 접는 건 쉽지 않을 텐데요.
    <기자>
    그렇죠. 포스코인터 측에선 가스전 사업을 중단하거나 철수하게 되면 막대한 손실과 소송 리스크가 따라올 겁니다.
    <앵커>
    만약 이런 요구를 그냥 넘기게 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글로벌 투자 기관들은 ESG에 반하는 기업을 투자에서 배제하고 있거든요.
    따라서 포스코인터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거이고, 미얀마 가스전을 둘러싼 철수, 매각 이슈가 매듭지어지기 전까진 포스코인터의 리스크로 작용할 겁니다.
    <앵커>
    미얀마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는 거군요.
    미얀마 가스전을 지금처럼 운영한다고 보면 향후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좋습니다.
    말씀드렸듯 3분기부터 미얀마 가스전 이익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고, 매출액 비중이 가장 큰 철강 부문 판매량은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포스코인터는 자회사 SPS를 통해 전기차 핵심부품인 `구동모터코어`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 사업도 잘 돼가고 있습니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고, 향후 물량을 감안하면 증설이 필요한 단계입니다.
    증권업계에선 2분기부터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유의미한 성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목표주가까지 듣고 마치도록 하죠.
    <기자>
    이달 들어 키움증권, 현대차투자증권 등이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긴 했지만 투자의견은 `중립`(Hold)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보면 2만3,000원정도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투자하시기 전 꼼꼼하게 살펴보셔야 할 것 같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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