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상속세의 3배…'이재용 사면론' 힘받나 [박해린의 뉴스&마켓]

박해린 기자

입력 2021-04-28 17:36   수정 2021-04-28 17:36

    <앵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박 기자, 오늘은 뉴스&마켓에서도 삼성 상속세 이슈에 대해 다뤄보고 싶습니다.
    <기자>
    네,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 오늘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상속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주식과 관련한 부분만 정리를 하자면, 고 이 회장은 보시다시피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의 지분을 갖고 있고, 이걸 시가로 계산하면 약 19조원정도 됩니다.
    이걸 누구에게 얼만큼 주는지가 관건이겠죠.
    다만 오늘 이런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럼 언제쯤 알게 되는 건가요? 아예 공개를 안 할 수도 있는 건가요?
    <기자>
    조만간 나올 겁니다. 주식 상속 내역은 공시 사항이기 때문에 공개해야 합니다.
    업계에선 30일 이후 공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유족들이 오는 30일까지 상속세를 신고·납부해야 하는데, 이때 발표할 수도 있고요.
    유족 간 지분 분할 합의가 안 될 경우 분할 비율은 이후에 결정해 수정 신고할 수 있기 때문에 추후 지분 관련 내용은 따로 발표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 발표를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유족 간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데 재계에선 그것보다는 오늘은 이 회장의 마지막 메시지가 자칫 묻힐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공개를 미룬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앵커>
    30일 이후를 기다려봐야겠네요.
    업계에선 여러 시나리오들이 나오고 있죠?
    <기자>
    네, 일단 삼성의 지배 구조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보시다시피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이지만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보유 지분율은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앵커>
    그렇네요.
    삼성전자도 0.7%에 그치는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경영권 승계자인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상속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삼성생명 지분을 이 부회장이 받아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삼성생명 자체가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하고 있으니 삼성생명 지분을 이 부회장이 확보하면 지배력이 더 커지기 때문이죠.
    삼성생명 주가가 최근 2주간 10%가량 오른 점도 이 기대감을 받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지분 모두 넘겨받을 수 있다는 관측 또한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어떤 방향이든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이는 방향이겠군요.
    <기자>
    네, 그런데 앞서 리포트에서도 보셨듯 유족들은 12조원 이상의 상속세를 내야 합니다.
    일단 이달에 6분의 1인 2조원 정도를 내고, 나머지 6분의 5는 5년간 분할해서 내기로 했는데,
    상속세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렇게 여섯 차례에 걸쳐 낸다고 하더라도 해마다 2조원 이상의 세 부담을 짊어지게 되는 겁니다.
    <앵커>
    이걸 어떻게 마련합니까?
    <기자>
    이걸 두고도 많은 시나리오들이 나오는데, 일차적으로는 주식 배당금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보이고, 대출도 받을 겁니다.
    또 고 이 회장의 지분을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에 따라서 상속세 조달 방식도 달라질텐데요.
    앞서 예측해 봤듯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지분 전부를 이 부회장이 받게 된다고 가정을 해보면, 사실 이게 거의 상속분의 대부분이거든요.
    향후 이 부회장이 짊어질 세 부담이 엄청난 거죠.
    <앵커>
    그렇겠네요.
    <기자>
    업계에선 주요 지배 구조와 무관한 삼성SDS 주식 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만약 삼성SDS의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약 1조4천억원 정도입니다.
    상속세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삼성생명 지분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현재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을 19%가량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이 상속받은 삼성생명 지분 가운데 일부를 매각해도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겁니다.
    <앵커>
    복잡하네요.
    <기자>
    30일 이후를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박 기자, 1조원, 12조원 이렇게 얘기를 쉽게 해서 그렇지 사실 이게 천문학적인 금액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12조원은 지난해 우리 정부의 상속세 세입 규모의 3배~4배에 달하는 돈입니다.
    이 돈이 한 일가에서 나온다는 건 아무리 삼성가라도 쉽지 않은 일이죠.
    이번 상속세 규모는 해외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 사망 시 부과된 상속세와 비교해도 3배가 넘는 수준이거든요.
    여기에 삼성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1조원대의 의료기부까지 결정하기도 했고요.
    앞서 경제 5단체장은 청와대에 반도체 산업을 지키고 경제 회복과 도약을 위해 이 부회장을 사면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건의서를 정식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 측에선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검토하지 않고, 검토할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지만 보시다시피 여론은 계속해서 이 부회장 사면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번 결정이 사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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