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짜리 입양아동을 학대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양부는 "보육원에 봉사활동을 갔다가 안쓰러워서 입양하게 됐다"는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10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3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30대 양모는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 8일 오전 입양한 B(2·여) 양을 마구 때려 의식을 잃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모 C씨는 A씨의 폭행을 제지하지 않고, 다친 B 양을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하지 않는 등 아동 보호에 소홀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부부는 B 양 외에도 미성년 친자녀 4명을 양육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B 양을 입양한 이유에 대해 "2019년에 아내와 함께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그곳에 있던 아이(B 양)를 처음 만났는데 이후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서 입양기관을 거쳐 아이를 키우게 됐다"고 진술했다.
친자녀들에 대한 아동보호전문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이 진행한 1차 조사에서 학대 정황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양부의 추가 학대 혐의와 양모의 학대 여부 등에 대해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B 양은 8일 오후 6시께 A씨 자택인 경기도 화성시 인근의 한 병원에 의식불명 상태로 실려 갔다가 인천 길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은 뇌출혈과 함께 얼굴을 비롯한 B 양의 엉덩이, 가슴, 허벅지 안쪽 등에서 다친 시기가 다른 멍 자국을 발견하고 경찰에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아동 학대 혐의로 긴급체포된 A씨는 경찰에서 "(8일) 오전에 자꾸 칭얼거려서 손으로 몇 대 때렸고 이후 아이가 잠이 들었는데 몇 시간 지나 깨워도 안 일어나길래 병원에 데려갔다"고 진술했다. 이어 "5월 4일과 6일에도 집에서 아이를 때렸고 한번 때릴 때 4∼5대 정도 때렸다"고 덧붙였다.
A씨는 손과 함께 나무 재질의 구둣주걱으로 얼굴과 머리 등을 때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A씨 부부가 B 양을 입양한 이후부터 이번 폭행 사태 이전까지 B 양과 관련한 학대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 부부가 지난해 8월 B 양을 입양한 만큼 5월 이전에도 학대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양부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1일 오후 2시 30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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